기업 여유자금 굴리기 "여기가 딱이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업의 펀드 투자: 이것만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연 4.50%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에 저금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대출에는 유리하지만 여유자금을 맡길 때는 야속할 따름이다.

물론 기업이 주식 등 직접 고수익 투자에 나설 수도 있지만 힘들여 번 돈을 변동성이 큰 증시에 쏟아붓기엔 마땅한 전문인력이 없을 뿐 아니라 그런 모험을 감수할 맷집도 부족한게 현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에게 솔찮은 투자수익을 안겨주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식형 상품은 어떨까. 일단은 전문가들이 운용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규모가 커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수수료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어떤 상품이 있나=대신증권은 기업용 적립식 ‘대신 엔터프라이즈펀드’를 판매한다. 기업이 여유자금을 적금 붓듯이 투자할 수 있고 주식·채권 등에 투자되기 때문에 고수익을 꾀할 수 있다. 대우증권의 MMW(Money Market Wrap)도 기업을 대상으로 운용된다. MMW는 MMF(Money Market Funds)와 투자·운용방식은 같지만 한 기업의 예금만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대우증권은 최소 50억원을 기준으로 상품을 제공한다. 김희준 대우증권 팀장은 “MMW는 당일 입출금이 가능해 인기가 있다”며 “지난해 11월 상품 판매 개시 이후 1년 만에 5000억원 넘게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펀드도 가능=재테크에 좀더 관심이 있다면 회사 사정에 따라 맞춤형 펀드도 구성할 수 있다. 여유자금 규모와 운용시기 등이 천차만별인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취급한다. 맞춤형 펀드는 사모펀드 형태로 운영되며 1개 기업 고객이 단독으로 상품을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와의 협의를 통해 주식·채권·부동산 등 투자대상을 고르고 운용시기 및 예상 수익률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된 펀드 중 ‘사모’라는 명칭을 단 200여개 대부분은 기업이 주 가입자다.

◇꾸준한 모니터링 필수=고수익에 매달린 나머지 안정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 여유자금이라도 투자손실은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일반투자자와 달리 적절한 예상 수익률에서 타협하는 게 생리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의 전동형 과장은 “기업은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주로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을 주문한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상품을 선택했다면 다음 차례는 꾸준한 모니터링이다. 전문가에게 자금을 맡겼다고 관심을 끊을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 결과를 확인하며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전동형 과장은 “자금 사정과 경영계획을 고려해 투자규모와 투자기간을 정하고 부동산펀드 등의 경우는 실제 투자대상이 어떠한 등급인지를 확인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황지혜기자@전자신문, newlevel·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