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원격검침 기술의 진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다양한 에너지 절감 정책과 법제화를 진행하는 가운데, 에너지 절감 방편으로 ‘원격검침(AMR:Automatic Meter Reading)’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격검침은 전기와 가스 분야에 이어 수도 분야로 상용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격검침이란 전기·수도·가스 공급자가 소비자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고 징수하기 위한 계량기 검침 작업을 원격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이용해 중앙검침센터에서 자동으로 개별수용가의 사용량을 검침함으로써 오검침에 따른 민원을 줄이고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국 조사기관인 EPRI에 따르면 원격검침을 하게 되면 24∼4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격검침에는 시간별·일별·월별 검침데이터 분석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CEIS(Customer Energy Information System) 개념이 접목되고 있다. 한 차원 높은 원격검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 세계 트렌드인 셈이다.

 이에 따른 기술도 나날이 진보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수단(전화망·전력선·케이블TV망·이동통신망·PLC·RF) 등을 이용해 계기값을 검침,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원격검침 기술은 한국전력공사가 90년대 중반에 추진한 전기 고압 원격검침 시범사업을 계기로 발전하게 됐다. 전화선(PSTN)이나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원격검침 시스템도 개발됐으며 2000년에는 국내 이동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CDMA망을 이용한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상용화의 문을 활짝 연 바 있다. 2004년부터는 저전력 국제 무선통신 표준인 지그비(Zig Bee) 기술을 이용한 무선원격검침 시스템이 상용화돼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가스·수도 검침과 주택용, 소규모 상업용 전력 검침에 적용하고 있다. 무선(RF) 원격검침 방식은 경제성이 높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이미 북유럽에서도 상용화돼 있다.

 원격검침은 이제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정보기술(IT)이면서 컨설팅부터 제품 개발·구축·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어서 IT분야의 플랜트 사업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향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일상 생활에서 전력 의존도가 늘면서 전력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검침 자동화 부문은 고객과 가장 밀접해 고객 서비스 강화는 물론이고 검침 인력을 자동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다양한 요금제도와 수요 관리를 통한 경제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와 가스 분야는 향후 10여년간 단계별로 원격검침 시스템 도입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한다. 이렇게 전기·수도·가스 분야와 일반 주택 및 아파트 단지까지 원격검침 상용화를 앞당긴다면 국내 사업실적을 기반으로 해외수출도 확대될 것이다.

 원격검침 기술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으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이를 응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도 출현할 전망이다. 검침시장은 그 분야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지자체 중심으로 추진되는 u시티와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의 핵심기반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어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원격검침 시스템은 이제 도입단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상용화 계획이 더욱 활발하게 추진돼 국내 구축실적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업체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사장 csm@nuri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