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웃고, LCD 울고.’
반도체와 LCD의 생산시설 투자 규모가 엇갈리면서 장비업계 매출도 희비가 교차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분기 매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전년 동기보다 최고 677%까지 매출이 급증한 반면 LCD 장비업체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표참조>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활황세로 돌아선 D램, 플래시메모리 수요에 맞춰 각각 화성 15라인, 이천 M10 등에 300mm팹 투자를 감행한 것과 대조적으로 LCD 장비업계에서는 LG필립스LCD(LPL)의 투자 축소가 직격탄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장비업체의 경우 피에스케이가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에 박리장비(Asher)를 잇따라 공급하며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무려 420억원이나 폭증했으며, 아토·국제일렉트릭 등도 매출증가율이 77∼106%로 급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에이디피엔지니어링·탑엔지니어링 등 LPL에 주로 장비를 공급해온 업체들을 전년보다 최고 매출이 86%나 줄어드는 등 LCD 장비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성엔지니어링·케이씨텍 등 반도체와 LCD 장비시장을 함께 공략중인 업체들도 LCD 매출 부진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양극화는 4분기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4분기 반도체 시설 투자에 1조원을 증액한 데 이어 하이닉스도 내년부터 중장기적으로 13조5000억원을 투자, 12인치 3개 라인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LCD 장비업계에는 삼성전자의 8세대 투자가 거의 완료되는 4분기를 기점으로 장비 수주 모맨텀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PL은 이미 올해 3조원대 시설투자액을 내년에는 1조원 수준으로 크게 낮출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노승민 에스티아이 사장은 “반도체와 LCD의 시설투자 전망이 엇갈리면서 LCD만 주력으로 해온 업체들이 뒤늦게 반도체 장비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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