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난 과징금으로 이동통신 사업자의 허리가 휘고 있다. 올해 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KTF·LG텔레콤 3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이들 3사의 매출이 3∼8%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과징금만 크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과거 보조금 지급 상황과 비교하면 올해 비교적 혼탁한 경쟁이 줄었는데도 통신위가 지나치게 규제했다는 지적도 일었다.
14일 통신위는 제135차 회의를 열고 LG텔레콤에 52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올해 다섯 번째 과징금이다. 금액만도 총 247억원에 이르러 지난해 전체 과징금 74억원의 3배를 넘어선다. 지난 1∼9월 LG텔레콤 매출이 2조65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LG텔레콤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억원가량 늘었지만 이 중 3분의 1을 과징금으로 고스란히 바친 꼴이다. LG텔레콤은 이번 통신위 조치에 대해 “조사대상 기간에 경쟁사보다 순증규모가 높다는 이유로 과중한 제재를 내린 것은 유감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른 통신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은 올해 네 차례에 걸쳐 6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366억원에 비해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올 3분기까지 매출 4.7%, 영업이익이 2.3% 증가한 것에 비해 부담스러운 규모다. KTF 역시 올해 다섯 차례, 228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3분기 누적 매출이 8% 늘어난 것에 비해 과징금은 지난해 110억원의 2배 이상이다. 올해 이들 3개사가 올해 통신위에서 부과받은 과징금은 총 1128억원으로 지난해 540억원의 2배를 웃돈다.
매출액 대비 과징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2∼0.3%에서 올해는 0.5∼1%를 넘어서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위의 과징금은 거의 ‘폭탄’ 수준”이라며 “업계 처지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통신위 관계자는 “보조금 합법화 이후 업체 간 과열경쟁이 두드러지면서 불법 보조금도 판을 쳤다”며 “과징금이 과도한지 아닌지를 단순히 업체매출이나 다른 기준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