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에서 선두권 대열 진입으로’
비록 광주지역의 소프트웨어(SW)산업의 출발은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잘 사는 광주’를 건설하는 데 SW 분야 만한 산업이 없다는 인식이 지역저변에 강하게 형성돼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를 필요로 하는 제조업 보다는 소요 자본 규모는 작은 반면, 성장 가능성이 밝은 SW 산업은 광주지역 여건상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SW 등 IT업체는 총 300여 곳. 아직까지 이들 업체들이 차지하는 지역 생산액 비중은 5% 안팎으로 미미하지만 갈수록 고용 효과와 생산 비중이 커지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제품 개발에 성공해 국내·외 시장에 뛰어들어 매출을 올리고 게임과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SW산업 육성이 체계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2002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출범하면서부터이다. 광주지역 IT산업의 육성을 총괄하는 진흥원이 SW와 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IT와 CT(문화기술) 분야의 육성에 역량을 쏟으면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물론 진흥원이 출범하기 전부터 광주시는 양동과 충장동·서남동·양림동·사직동 등의 일대를 SW산업 육성의 거점인 소프트타운으로 지정하는 등 발판을 마련해왔다.
진흥원이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공개SW (OSS·Open Source Software) 시범도시 구축이다. 이미 정부로부터 공개 SW시범도시로 확정된 광주시는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4년간 모든 공공기관의 시스템을 공개SW로 전환하는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한글과컴퓨터를 OSS시티 로드맵을 위한 컨설팅 업체로 선정해 모든 관공서와 단체의 서버 및 PC를 리눅스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구체적으로 내년까지 시가 보유중인 각종 전산시스템에 대한 정보화 전략계획(ISP)을 수립하고 웹서버와 메일서버 등 소형급 시스템에 대한 공개SW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2008년까지 중형 시스템의 공개SW 전환과 응용업무 수정 및 개발을 수행하고 2009년부터는 대형 시스템의 공개SW 전환과 공개SW 시범 클러스터 기반 조성, 데스크톱PC 사용자 환경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리눅스 기반의 임베디드SW 기술을 개발하는 한글과컴퓨터 SW연구소와 임베디드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 한편, 2009년까지 광주지역에 30여 개 연계기업이 참여하는 ‘임베디드·공개SW 연구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오창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IT사업부장은 “국내 SW시장을 리눅스 기반으로 개편하려는 것이 정부의 공개 SW 육성 정책의 핵심”이라며 “광주도 이에 부합해 공개SW 시범도시를 구축해 SW산업의 활성화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은 또 광인터넷 기반의 응용서비스 상용화사업을 지역의 전략산업인 광산업과 연계된 SW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8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광주에 댁내광가입자망(FTTH)와 광대역 통합망(BCN) 등 광 인터넷망 인프라가 활발히 구축되고 있는 지역 전략산업과 관련된 SW 및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흥원은 또 올해부터 2007년까지 2년에 걸쳐 SW활성화지원 부문 9개 사업과 SW특성화 부문 5개 사업 등 총 14개 사업에 21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SW활성화지원사업은 OSS-도시 구축과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의 지역 내 이전, 디지털콘텐츠사업화 등이 지역 IT·SW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성과중심의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제2정부통합전산센터 이전을 대비해 시스템관리 및 유지보수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 SI업체의 역량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진흥원은 제2통합전산센터 유치 등 지역 IT산업 발전의 호기를 맞아 지원사업이 지역업체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계획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이 밖에 SW분야의 기술력과 개발환경이 갖춘 선두업체와 지역에 신규사업으로 추진할 SW기업 간 협력체제도 구축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광주지역의 특성과 환경에 맞는 SW개발과 업체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아시아문화중심도시-광주 조성사업과 관련된 SW 및 문화 콘텐츠 개발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딩기업-MDS네트웍스
임베디드 SW 전문개발업체 MDS네트웍스(대표 현재영 http://www.mdsnet.co.kr)는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에 올해 둥지를 튼 광주지역 1호 민영 연구소 기업이다.서울 소재 임베디드 모바일 솔루션 및 시스템 개발 업체 MDS테크놀로지(대표 김현철 http://www.mdstec.com)가 20억 원을 투입해 광주에 설립한 연구소이자 별도 법인이다.
MDS네트웍스가 광주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유망기업을 유치해 지역 SW산업을 육성하려는 광주시와 대학 교수 등의 끈질긴 구애 덕분이다. 수차례 공무원과 대학 교수들이 본사를 방문해 광주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설득 작업을 벌였으며 지난해 7월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에 이어 지난 1월 광주사옥이 준공됐다.
이 회사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기반의 솔루션과 차세대 멀티미디어 플랫폼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근거리 통신 방식 주 대용량 미디어 전송이 가능한 초광대역 초고속 무선 데이터 전송 기술인 UWB(Ultra-Wideband) 및 홈 오토메이션 및 데이터 네트워크를 위한 표준 기술인 지그비(Zigbee)를 이용한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영 사장은 “모회사인 MDS테크놀로지의 축적된 플랫폼 개발 기술과 임베디드 시스템 R&D 경험을 바탕으로 무선 네트워킹을 수용한 플랫폼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최근 광주지역 자동차 진단분야 전문기업 지오토(대표 강주용)와 지능형 자동차 진단시스템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자동차가 수리서비스 센터에 진입하는 동시에 진단정보를 분석, 정비사에게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적합한 제품으로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1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20여 명의 연구인력을 충원해 △무선 네트워크 △모바일 컨버전스 멀티미디어기기 및 홈네트워크 운용단말기 △전문인력 양성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현 사장은 “유비쿼터스 기반의 모바일 컨버전스 멀티미디어기기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 품목 개발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광주지역의 SW개발 선두업체로 당당히 지역 IT업계의 성공신화를 창출해 보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인터뷰-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광주지역이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SW와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광주를 문화수도로 육성하고 IT·CT 관련 공공기관의 지역이전이 결정돼 미래를 한층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광주지역 IT·CT산업 육성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56)은 “광주지역의 경쟁력이 낮은 기존의 제조업 분야나 하드웨어 분야로는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차세대성장산업인 SW를 비롯한 IT와 디지털 콘텐츠에서 광주의 미래를 찾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특히 광주지역에는 SW 등을 전공한 인력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할 경우 단기간에 산업 육성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경제계에 이 같은 산업을 육성하자는 공감대 형성과 관련 기관간 협력시스템을 바탕으로 역량을 결집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광주지역의 여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 SW산업 육성은 정부의 육성계획과 맞물려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개SW와 임베디드SW 등 국가에서 중점 추진중인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시행하고 있다. 또 열악한 지역 기업만으로는 SW산업의 육성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한글과컴퓨터·MDS네트웤스·메디오피아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연계해 지역 SW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부설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전남대 리눅스시스템보안연구센터 등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과정의 공동 개발, 세미나 및 워크숍 공동 개최 등을 추진하는 등 SW산업 활성화와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김원장이 SW산업 육성과 병행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제작 등에 폭넓게 활용되는 ‘컴퓨터형성이미지(CGI·Computer Generated Image)’ 제작 기지 구축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총 5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와 함께 지역 전략산업인 광산업을 비롯해 디지털 가전 등과 연계된 특화 SW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SW산업은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지역의 특성화된 산업이 SW와 연계될 경우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광산업과 디지털가전,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광주의 SW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원장은 “광주지역의 SW를 비롯해 IT와 디지털 콘텐츠산업을 발전시켜 ‘유비쿼터스 기반의 살기좋은 빛고을-광주’ 건설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