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늘어나면서도 절대 끊어지지 않는 ‘스파이더맨’의 강력한 거미줄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거미줄은 지름이 0.0003㎜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가늘지만 같은 굵기의 강철에 비해 6배나 튼튼한데다 늘었다 줄었다 하는 복원력까지 가졌다. 특히 복원력은 지구상 그 어떤 섬유보다 높은 31%나 되기 때문에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대단한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따라서 거미줄을 굵게 겹치면 스파이더맨의 거미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 상태의 거미줄로 제품을 만드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거미줄로 만든 방탄복은 매우 편하고 성능이 뛰어나겠지만 그러려면 5000마리의 거미를 잡아야 한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얼마 전 캐나다의 한 섬유회사는 거미의 실크 생산 유전자를 염소의 유방세포에 주입해 염소의 젖 속에서 거미줄 구성 단백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거미줄 활용기술은 더욱 발전해서, 최근에는 탄소나노튜브 기술을 응용해 머리카락의 5만분의 1 굵기의 탄소섬유를 만드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섬유는 가장 강력한 섬유의 하나인 ‘케블라’(kevlar)보다 17배나 강한 것이기 때문에 초고감도 센서, 정밀한 주파수 발생기 등에까지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렸던 섬유 교역전 ‘프리뷰 인 서울 2006’에서는 더욱 다양한 기능성 섬유들이 선을 보였다. 현무암에서 실을 뽑아 개발한 ‘현무암섬유’, 한지에서 실을 만들어내는 ‘닥섬유’ 그리고 자일리톨을 이용해 착용 시 온도를 낮춰주는 ‘자일리톨섬유’ 등은 스파이더맨의 거미줄도 깜짝 놀랄 만한 첨단 기술로 무장한 채 우리의 실생활 속으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