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 新 유통여지도](5)인천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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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은 요즘 부동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지명이다. 예전 송도 신도시부터 지금은 검단 신도시로 더욱 들썩이고 있다. 인천은 현재 8개구(중구·동구·남구·부평구·서구·남동구·연수구·계양구)과 1개군(강화군)으로 구성돼며 이는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지역이 확장된 데 따른 것이다. 인천지역은 최근에 부는 신도시 붐과 함께 옛 시가지 내 재개발 아파트 건설과 함께 상권이 변화하는 중이다. 또 광역시 승격 후 확대된 인천 지역에 따른 변화도 감지된다. 인천 상권은 따라서 송도·검단 신도시와 논현·청라·삼산 지구 개발에 따른 중대형 아파트 보급 확대가 가전수요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인천의 인구(지난해말 기준)는 319만명, 가구수는 114만가구다.

◇신도시로 들썩 연수구·서구=연수구는 남동공단 옆에 있는 신도시 지역으로 중형 아파트 밀집지다. 아파트 비중이 80%로 신상권을 형성 중이다. 인천 지역 신흥 부유층이 거주하며 송도 신도시 건설로 발전하고 있다. 향후 송도 신도시는 신흥부유층의 유입으로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수요가 예상된다.

현재 서구는 주로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역이다. 그러나 검단 신도시를 포함하고 있어 상권도 따라 꿈틀대고 있다. 청라지구 신도심 계획으로 인천 최고 상권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있다. 청라지구는 인천공항과 경인고속도로 진입이 편한 지역이다.

남동구는 상업지역으로 임대료가 높아 영세 대리점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구월·간석동에는 대단위 재건축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데 대형아파트다. 내년에 입주한다. 논현지구도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제2 외곽순환도로가 계획돼 있고 인천공항과 송도 신도시 간 연륙교의 연장선이다.

◇변화 중인 옛 주요상권=인천 최대 지역은 역시 부평구로 거주인구가 55만명이다. 과거 인천의 중심상권이었지만 부유층이 부천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이제는 구도심으로 구가옥 및 저소득층이 거주한다. 대우자동차 및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근로자들이 많고 문화시설도 풍부하다.

계양구는 아파트 비중이 60% 정도며 중·저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다. 외곽순환도로와 경인고속도로의 진입이 편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다. 남구는 법원과 검찰청이 위치한 지역으로 아파트보다 다가구 비중이 높다. 주안공단이 있어 거주지와 공단지역이 혼재돼 있다.

◇척박한 중구·동구=인천항 일대 지역인 중구는 사실 일제시대에는 중심지역으로 꼽히던 곳이다. 지금은 차이나타운과 송도유원지가 있다. 항만이 있어 보세 창고가와 무역업 종사자가 많다. 거주지역 비중은 낮다. 노후한 가옥과 다가구주택이 많은데 최근 도시계획 정비 작업 중이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편이고 항만을 끼고 있어 항만 노동자들이 주로 생활하고 있다. 동구는 현대제철과 그 협력업체들의 공단지역이다. 주로 제철 관련 업종이 많고 주거지는 거의 없다. 결국 중구와 동구는 거주밀도가 낮은 공단지역으로 가전수요도 별로 없는 척박한 상권인 셈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삼성전자-남동점

삼성전자의 인천 남동점을 방문하면 주차 걱정은 그다지 필요없다. 건물 뒤편에 70대 규모의 주차장이 있다. 편하게 주차하고 남동점에 들어서니 방상한 남동점장이 하우젠 앞치마를 직접 두르고 맞이한다. 와인색의 하우젠 앞치마는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받아서 만든 것. 삼성전자의 판매대리점인 디지털프라자에서는 매장마다 직원 2명 정도가 하우젠 앞치마를 입고 손님을 맞는다. 남동점은 지점장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 입는다.

“취재온다고 오늘만 입은 게 아니에요”라고 손사례를 치는 방 지점장. 사실 주차장과 하우젠 앞치마는 남동점의 상권과 관련이 있다.

방 지점장은 “우리 주차장은 가전전문매장으로는 이례적인 크기”라며 “차를 가지고 오는 주부 고객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남동점이 노리는 상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올 7월 개점한 남동점은 1층 200평 규모다. 2층에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위치한다. 1차 상권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20만명이지만 이보다 차를 가지고 오는 연수구·남동구 일원까지도 포괄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더구나 서비스센터가 있어 고객으로선 말그대로 ‘겸사겸사’ 들를 수 있다.

방 지점장은“서비스센터에 오는 고객이 보통 하루 400∼500명, 성수기에는 1000명 정도인데 이는 고스란히 우리의 노출 및 홍보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개점 100일을 갓넘은 남동점에서는 신규 고객 유치가 주요 화두다. 최근에는 ‘SM7 경품 행사’도 진행중이다. 남동점은 삼성전자 본사에서도 관심을 쏟는 신규점이다. 최근 오픈한 청담점과 함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이른바 ‘모델숍’이기 때문이다. “신규점으로서 매출에 대한 본사의 기대치가 높다”며 “스트레스와 사명감이 동시에 있으며 현재는 매월 성장 중”이라고 방 지점장은 의욕을 보였다.

◇LG전자-부천랜드

 LG전자의 부천지역 대리점을 맡고 있는 강수규 부천랜드 사장은 첫인상부터 자부심이라는 단어가 절로 나올 정도다. “84년부터 대리점 장사를 했으니 벌써 24년”이라며 “LG전자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0년”이라고 말했다. 자부심엔 이유가 있다. IMF 시절에도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2003년에는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부임 후 직접 방문키도 했다.

 “김 부회장이 오셔서 올해 매출 100억원을 넘으면 또 오겠다고 하셨는데 아쉽게 달성치 못했다”고 그는 전했다.

 20년 넘게 대리점 사업에 매진한 비결을 물으니 “특별한 것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란다.

 그가 말하는 기본이란 철저한 고객 관리다. 부천랜드는 매일매일 매장을 찾은 고객을 유형별로 나눠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고객의 흐름과 마케팅 방향을 잡는다. “장사라는 개념을 떠나서 경영을 해보고 싶어서 CRM 등을 시도했다”며 “회사(LG전자)가 잘 리드하고 우리는 이것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부천랜드가 위치한 부천은 특이한 상권 지역이다. 인천·부평과 서울 사이에 끼어 전세로 거주하는 인구가 많은 게 특징이다. 1년에 40% 정도의 인구가 지역을 떠나고 새로 유입된다는 것. 고객 관리 측면에선 최악인 셈이다. 기존 고객관리를 철저하게 함은 물론이고 신규 고객 유치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또 아파트보다는 연립주택이 많은 상권이란 점도 약점이다.

 “매일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자료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할 때는 철저하게 기존 고객 대상 이벤트와 신규 유치 이벤트를 나눠서 진행한다”고 강 사장은 덧붙인다.

 어찌보면 열악한 상권에서 분투 중인 부천랜드지만 최근엔 PDP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00∼2001년에 LG전자의 트롬 판매로 상을 받기도 했는데 사실 이쪽 상권은 트롬보다는 통돌이세탁기 시장으로 볼 수 있다”며 “그렇지만 판매는 상권에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파는 쪽에서 팔고자 하는 것이 팔린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산곡점

 “이 자리가 조선시대에는 파발과 역마자리인데, 지역민에게 천마터널 사거리 하면 다 아는 장소다.”

 정흥조 하이마트 산곡지점장의 첫 설명은 산곡점의 위치에 대한 것이다. “택시기사에게 하이마트 산곡점을 물어봐라”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산곡점은 55만 인구의 부평 지역에서 격전 중이다. 부평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하이마트, LG전자, 삼성전자 등에 이르기까지 대형판매점이 즐비하다. 산곡점에는 그러나 로열티있는 패밀리카드 고객 3만 가구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이들의 재구매가 70% 이상이란 설명이다. 즉 구매고객이 100명이면 70명은 하이마트 패밀리카드 보유 고객인 셈이다. 다른 지역 60∼65%보다 높은 수치다.

 정 지점장은 지역민에게 편안한 휴식처 제공을 중시한다.

 “커피는 카푸치노로 제공하고 주말엔 매장 앞에서 즉석으로 쿠키를 구워 나눠준다”며 “여름철엔 아이스크림도 제공하는데 인기가 괜찮다”는 정 지점장의 자랑은 끝없이 이어질 태세다. 잠시 말을 끊고 매장 진열의 특징을 물어봤다.

 산곡점은 1층과 2층으로 나뉘며 합쳐 400평 규모의 매장이다.

 “TV는 고객들이 조용하게 볼 수 있어야 하고 상담도 길기 때문에 모두 2층에다 배치했다”고 말했다. “요즘 추세가 LCD TV여서 6개월 전에 제품 진열을 바꾸며 LCD TV를 잘 팔리는 자리로 옮겼다”고 덧붙였다.

 취재하는 동안 산곡점에선 발라드풍의 음악이 계속 이어졌다. 일반인의 상식으론 대형판매장에선 고객들의 흐름을 빠르게 하기 위해 빠른 템포의 음악이 주로 나오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음악은 하이마트 본사에서 각 시간대에 맞춰 접객에 좋은 음악을 보내준다”며 “아침에는 경쾌한 음악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께였다. 고객들도 붐비지 않으니 천천히 둘러봐도 무방한 시간대다. 고객에 대한 꼼꼼한 배려야말로 하이마트의 저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