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와 IT거버넌스에 대한 인식과 활동이 국내에서는 아직 성숙되지 않아 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IT가 비즈니스의 추진체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둘은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적인 핵심 도구로서 그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IT거버넌스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IT의 한 분야인 ‘도메인’과 의사결정에 사용되는 기술·조직 도구인 ‘메커니즘’으로 크게 구성된다.
도메인은 비즈니스와 정보기술의 중요한 교차점이며 반드시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것들을 말한다. 여기에는 IT 원칙·전략·구조·계획·투자 등이 포함된다.
기술적 용어로 IT거버넌스의 해당 범위를 정하기에는 모순이 있지만 최근 업계에 화두가 되고 있는 EA, IT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PPM), IT 투자대비효과(ROI) 등이 대체적으로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EA를 구축했거나 준비 중인 기업에서 EA 효과에 대해 의심하는 곳이 많다. 특히 법제화 이유로 의무적인 도입을 해야 하는 정부부처는 더욱 심하다.
국내에서는 2∼3년 전에 EA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금융과 공공 부문이 대표적인데, 금융권에서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은행들이 먼저 EA 도입을 시작했고 최근 비슷한 목적으로 보험·증권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EA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기가 이른 감도 있지만 확실한 목적이 있었던 금융권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IT거버넌스라는 말이 회자되기 이전부터 EA 구축과 더불어 PPM, IT ROI, IT자원관리(IRM)를 도입해 연계하면서 IT거버넌스 체계로 자연스럽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이 EA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직과 기업의 EA 관련 동향을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IFEAD(Institute For Enterprise Architecture Developments)가 지난해 ‘조직에서 왜 EA가 중요한가?’ ‘어떤 이슈로 EA를 계획하고 있는가?’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변화를 위한 로드맵 실현 △의사결정 지원 △IT포트폴리오 관리 △비즈니스와 IT 간 연계 등이 EA 도입 목표 가운데 두드러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EA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시사해준다.
분석 결과를 보면 EA 도입 시 이슈가 되는 항목들이 IT거버넌스로도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이는 EA가 IT거버넌스 체계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최근 IT환경은 변화와 속도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간과 공간 개념의 퇴색과 더불어 구체적인 전략 실행을 통해 최대 역량을 발휘하고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실시간기업(RTE)의 실현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IT에 비즈니스에 부합한 리더십과 능력이 요구되는 것 또한 당연한 흐름이다. IT는 이제 사후의 문제가 아닌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원인이고 추진체가 되고 있다. 이런 점이 IT거버넌스의 등장 배경이다.
나아가 IT거버넌스의 목적도 신뢰성과 준수성을 바탕으로 한 리스크 관리와 IT 역량 강화를 통한 비즈니스 가치의 전달에 있다.
결론적으로 IT거버넌스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업무·애플리케이션·데이터·기술환경 등의 집합이며 기술 지침과 표준, 이에 대한 상호관계를 총체적으로 표현한 체계인 EA가 핵심 도메인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 마찬가지로 EA 도입·구축 이전에 IT거버넌스에 대한 명확한 전제가 세워져야 EA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류형규 넥스젠테크놀러지 사장 hkryu@nexgen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