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자리한 프리챌(대표 손창욱)의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전문 제작 스튜디오인 ‘Q스튜디오’. 각종 카메라 장비와 편집 장비, PC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격벽과 방음시설 뒤로는 각종 조명 시설과 무대, 음향 시설 등이 정돈된 것이 제법 스튜디오 모양새를 갖췄다.
스튜디오에는 UCC 동영상을 찍기 위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의상을 준비하는 이, 소품을 준비하는 이, 카메라 각도를 잡는 이 등등.
“일주일에 두 번은 와요. 프리챌의 동영상 포털 ‘큐(Q)’에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편이에요.” 스튜디오를 찾은 이들 중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PD환(27·가명)’씨의 말이다. 이들은 2∼3개월 전부터 ‘재밌는 일기예보’라는 주제로 UCC 동영상을 보낸다.
촬영에 돌입한 이들. 대본과 시나리오가 있지만 구애받지 않는다. 자유로움이 핵심 컨셉트란 얘기다. 촬영 도중 배우의 대사가 꼬였다. NG 컷도 없다. 의아한 나머지 대사가 꼬였는데 새로 촬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제작하는 동영상은 정형화된 틀과 예의를 갖추는 방송 등 기존 미디어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NG가 나는 장면만을 따로 편집해 내보내기도 하는데 반응이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돌아온 답변이다.
그렇다고 대충 하는 법은 없다. 촬영 전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손동작과 동작을 꼼꼼이 체크하는 등 보다 나은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장면이 의외였다.
촬영을 하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껏 2∼3분의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촬영이 끝나고 둘러앉았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인 직접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단순히 재미삼아 하는 것이라는 대답을 기대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우선 끼를 발산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UCC 촬영한다고 하면 돈도 안 되는 것 왜 하느냐는 반응이 많습니다. 하지만 결코 재미삼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문제나 다양한 이슈를 우리들만의 시각에서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공감을 얻고 싶은 이유가 가장 큽니다.” 진지한 답변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제작하고 싶은 동영상도 생각보다 진지했다. “기존 방송사의 뉴스를 뒤엎는 기발한 뉴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스크린쿼터’나 ‘한미 FTA’가 이슈를 드라마 형태나 새로운 형태의 뉴스 동영상을 제작해 보고 싶습니다.”
Q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프리챌의 윤영길 기획팀장은 바쁜 일정에도 여유를 보였다. “일주일에 5팀 이상이 방문해 UCC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원할 때는 외부 촬영을 나가기도 합니다. 그만큼 UCC에 대한 욕구가 많다고 보면 됩니다.”
“내가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1000명 이상이 본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이들에게서 새 미디어에 대한 욕구와 UCC 열풍을 다시금 확인하고 Q스튜디오를 뒤로 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