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김동철 동운인터내셔널 사장

[C레벨과 차 한잔]김동철 동운인터내셔널 사장

 광주에 있는 한 LED 업체로부터 전화가 왔다. 동운아나텍이 세계 초소형 LED 구동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한달음에 광주로 달려갔다. 단순히 칩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반도체·부품 전문 유통 업체인 동운인터내셔널이 LED 업체와 함께 좋은 제품을 개발해 고객을 찾아 나서면 또 한 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고객을 찾아 간 것이 아니라 파트너를 찾아 광주로 달려간 것이다.

“함께 시너지를 낼 파트너를 찾습니다”

동운인터내셔널과 동운아나텍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는 김동철(49)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는 바로 파트너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은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걸 혼자 할 수 없다는 김 사장의 판단에서다. 동운아나텍을 분사시켜 하나의 팹리스 업체로 독립시킨 이유도 더 많은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구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근거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모든 걸 혼자 다 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정말 잘 하는 것이 있다’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잘 한다고 내세우는 한가지는 바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자세다. 이른바 ‘을’ 다운 자세다.

“많은 회사들이 기술이 뛰어나면 사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찬 가지로 유통망이 크면 품목 하나 더 유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뛰어난 기술이며, 영업은 큰 유통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키는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파트너를 찾는 것은 (동운인터내셔널이) 영업에서 만큼은 자신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김동철 사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고객이 부르면 이유를 불문하고 먼저 달려가라는 것이다. 때로는 그것이 자사의 책임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기술력이라고 믿는다. 어떤 때에는 시스템 엔지니어가 문제점을 찾는 것보다는 반도체·부품 기술자들이 살펴 문제점을 찾아내기 쉬울 때도 많다. 그리고 자사의 책임이 아니라도 그것을 해결하고 난다면 그것보다도 큰 마케팅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건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자세를 보일 때 한 번 고객이 두 번 세 번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동운인터내셔널에게 있어 마케팅의 기회인 셈이다.

김동철 사장은 “국내에도 기술력이 뛰어난 많은 팹리스들이 있지만, 그 기술력이 시장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죽어갈 때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라며 “이들이 개발을 하고 동운인터내셔널이 영업을 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것은 중소기업이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