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쓰고 고칠 수 있어야 합니다.”
16일 국내 해커들의 커뮤니티 그룹인 시큐리티프루프가 개최한 국제 보안해킹 콘퍼런스 ‘POC2006’에서 기조 강연한 리처드 스톨만은 6년여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언제나 헝클어진 머리에 티셔츠 차림으로 ‘자유(hree)’를 외치는 자유소프트웨어의 창시자 리처드 스톨만은 한국을 찾아 기술을 독점하면서 돈을 버는 자본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전설의 해커 출신인 리처드 스톨만은 85년 자유소프트웨어연합(FSF)을 만들었으며 리눅스 탄생의 배경이 된 GNU프로젝트를 시작했다. FSF는 컴퓨터 운용체계부터 응용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100% 카피레프트의 보호를 받는 소프트웨어 체계를 개발했으며 GNU라고 불렸다.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은 누구나 자유로워야 하며 모든 정보는 공유돼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스톨만은 정보를 분산시켜 권력에 이용당하지 않아야 컴퓨터로 예술과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책을 만들어 출판하던 시대와 현재 정보기술 혁명의 시대에서 저작권은 서로 다르다”며 “기존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더 나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로 공유해 모든 이의 생활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스톨만은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며 한국 정부가 이에 사인하면 안 된다고 강력 주장했다. 기술 독점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의 야심에 한국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가의 디지털 음원을 개인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음악가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위해 한 달에 한번 1달러 정도를 내는 방법으로 음원의 공유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톨만은 그 누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가에게 그 정도 지원을 하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겠느냐며 그렇게 모인 돈으로 새로운 창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톨만은 “모든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할 문화유산을 상품화시킴으로써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하고 있다”며 기술의 공유와 자유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사진= 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