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개인정보보호]`당신의 재산은 안녕하십니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개인정보 침해신고 연도별 건수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위험 수위에 올랐다.

 최근 들어 항공사의 실수로 일부 회원의 주민등록등본이 인터넷에 노출되고 입시정보 사이트에서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룹사 신입사원 정보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됐으며 폰팅 업체의 서버를 해킹해 주민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840만건을 빼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는 등의 사건도 뒤따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 지상에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대포폰을 개설하고 신용카드 명의 도용, ARS 결제요금 전가 등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어떤 기관에 보관된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정당한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는 등 개인정보보호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범람의 시대=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만7956건이었던 개인정보 침해신고 건수는 2005년 1만8206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10월까지만도 1만9426건이 신고됐다. 올해 신고된 개인정보 침해를 분류해보면 주민번호 도용이 가장 많았으며 신용정보 침해,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 없는 개인정보 이용 제공, 동의 철회 불응, 기술적조치 미비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고된 1만9426건 중 피해가 구제된 사건은 35건 정도다. 29개 기업에 시정 명령이 내려졌으며 6개 기업만이 과태료 부과 조치를 받았다. 또 경찰청이 100일간 실태조사를 한 결과 개인정보 2100만건 유출을 적발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범람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이미지 실추와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명의도용 사건으로 8500여명의 이용자에게 집단 소송을 당했다. 41개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주민번호 1만1000건이 노출됐으며 전자정부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등본 10만건이 무단 발급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정부의 신뢰성이 저하됐다.

 ◇새 패러다임으로 개인정보보호 부상=개인정보는 일차적으로 개인의 인적사항, 위치정보 등을 말하지만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개인에게 특화돼 있는 모든 정보를 폭넓게 일컫는 개념이다.

 개인정보보호는 넓게 보면 개인이 생산하는 ‘지식 보안(Knowledge security)’과 ‘정보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Data Privacy)’하는 내용까지 포함한다. 인터넷과 위치추적, 텔레매틱스, 전자주민카드 등의 IT서비스가 발달할수록 개인정보 침해 요인은 늘어난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이고 위치 정보와 바이오 정보에서 심지어 개인의 생각으로까지 개인정보 범위가 확대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보안 문제가 해결돼야만 정보통신망을 통해 오가는 지식과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 전체의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네트워크 시스템 차원에서 보안이 강조됐던 데 비해 이제는 각종 정보 유출 위험성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든 IT기기는 제품 개발 초기부터 보안성을 고려한 시스템으로 디자인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

 ◇개인정보 대책 좀더 ‘적극적으로’=개인정보보호는 정부나 기업만의 몫이 아니며 개인도 함께 자신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인은 이용자 실천수칙 준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를 생활화하고 무분별한 개인정보 제공이나 회원 가입을 지양한다. 또 피해가 발생하면 개인정보 피해 구제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은 보안서버 구축 등 기술적 보호 조치와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지정 등 관리적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내부 및 위탁점 직원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신규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 영향 평가를 해야 한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자의 정보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범국민 정보보호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사회 전반에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일깨워야 한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