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오케스트라 지휘자) 마재윤(CJ엔투스)이 생애 세번째 메이저리그 정상에 오르며 e스포츠계의 명실상부한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재윤은 지난 11일 경남 진주 공군사령부 특설 무대에서 열린 ‘프링글스 MBC게임스타리그(MSL) 시즌2’에서 팬택EX의 심소명을 접전끝에 누르고 우승했다. MSL에서만 총 3회이자, 2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지금까지 온게임넷스타리그(OSL)와 MBC게임스타리그(MSL)에서 3회 우승한 선수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e스포츠계의 진정한 수퍼 스타로 ‘마재윤’이란 이름 석자를 올린 셈이다. 이에앞서 마재윤은 10월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스타크래프트 부문 프로게이머 공식 랭킹에서 라이벌 조용호를 밀어내고 생애 처음으로 1위에 올라 그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최근 마재윤의 포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략, 운영, 물량, 컨트롤 등 4박자를 고루 갖추었다는 평을 듣는다. 종족 상성상 비교 우위에 있는 테란 유저와도 압도적은 승률을 기록한다고 해서 마재윤의 저그를 ‘제 4의 종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재윤은 특히 도무지 헛점을 찾기 어려운 꼼꼼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아무리 큰 경기라도 빈틈이 없다. MBC게임 김동준해설은 “다른 선수들이 마재윤과 붙으면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막막할 것 같다”고 평가한다. 기존 S급 스타들이 그렇듯 마재윤은 승부 근성 면에서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번 MSL 16강전에서도 온게임넷스파키즈 소속 3명의 선수들과 한 조에 속해 심한 견제를 받았지만,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모습을 보였다. 임요환의 고별무대였던 CJ의 ‘제 1회 슈퍼파이트’에선 ‘황제’ 임요환을 3 대 0으로 셧아웃,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재윤은 당대 스타크래프트계를 대표하는 최연성, 강민 등 많은 S급 선수들과도 상대 전적면에서 압도한다. ‘괴물테란’ 최연성과는 11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천적중의 천적이다. 마재윤은 87년생으로 약관 스무살의 나이다. 프로게이머로선 절정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시기이다. 그래서 당분간 마재윤의 전성기가 계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MSL과 프로리그에선 맹활약하고 있는 반면 ‘꿈의 무대’라는 OSL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아직 단한번도 OSL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 슈퍼파이트에서 우승함에 따라 OSL에서만 우승한다면 그야말로 新그랜드슬램을 달성, 새로운 e스포츠 역사를 직접 쓰게 되는 것이다. ‘마에스트로’ 마재윤이 OSL에서도 그의 진가를 발휘하며 ‘포스트 임요환’의 선두 주자로서 e스포츠계를 지휘하게 될 지 내년 OSL에서 그의 활약이 주목된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