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와 e스포츠의 만남

‘게임으로 시작되는 세상’을 모토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지스타 2006’은 e스포츠 팬들에게도 뜻깊은 자리가 됐다.약 16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번 행사에선 e스포츠 종주국 답게 다양한 e스포츠 행사가 열려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이번 ‘지스타 2006’은 수많은 게임들의 화려한 경연과 함께 다양한 e스포츠 행사가 열려 e스포츠에 목말라 했던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지스타에선 주최측이 개최하는 공식 게임리그만 7개에 달했다. 관람객들은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대회를 지켜보며 또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 ‘피파’부터 ‘미니게임’까지 종목 다양  이번에 진행된 전시회 공식리그는 이미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카트라이더’는 물론, e스포츠로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피파’와 ‘위닝 일레븐’, 그리고 모바일 게임 ‘미니게임천국’까지 총 7개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이들 정식 종목 중 특히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끈 것은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카트라이더’. 11일 ‘카트리그’ 결승이 열린 메인 이벤트 스테이지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많은 관람객들은 무대 앞에 마련된 객석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트신동 문준희의 신기에 가까운 콘트롤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또 m스포츠라 불리는 모바일 게임리그도 진행돼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 해 ‘동전쌓기’에 이어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m스포츠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하지만 이번 지스타 2006 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e스포츠 경기는 단연 ‘제 2회 슈퍼파이트’였다. 지스타 둘째 날인 10일 1번 이벤트 홀에서 열린 슈퍼파이트는 500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4대 천왕 중 1회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천재테란’ 이윤열과 ‘영웅토스’ 박정석의 경기와 ‘워3’ 부문에서 ‘안드로 장’ 장재호와 ‘그루비’ 마누엘 쉔카이젠의 경기가 벌어졌다. 이들의 경기가 발표되자 국내·외 팬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이러한 빅매치업의 설렘 때문인지 이 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 게임 홍보엔 e스포츠가 제격 지스타 메인 이벤트 스테이지와 각 부스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공식리그는 게임업체들의 홍보에 큰 몫을 해 냈다. 참가업체들은 e스포츠라는 젊은이의 문화트렌드를 통해 자사의 작품을 저극 프로모션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전시회에서 공식리그를 펼쳤던 한 업체 관계자는 “지스타 공식리그 종목에 채택된 것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음 전시회에도 공식리그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지스타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도 이번 공식대회는 전시회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였다. e스포츠 대회를 통해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계적 게임 전시회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슈퍼파이트는 물론 공식리그를 통해 많은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 직접 참여하는 대회 만들어야 이번 ‘지스타 2006’에선 이처럼 많은 e스포츠 대회가 치러졌지만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개발사들이 e스포츠에 대한 기초적인 마인드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 홍보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 e스포츠 전문가는 이와 관련 “업체들이 당장의 홍보에 급급한 나머지 대회를 급조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며 “대회 자체의 프로모션 부족, 경기 시작 시간의 지연 등 경기 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많은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들이 모두 전시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만큼 유저들이 직접 즐기는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대와 객석을 분리해 놓기 보다는 각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e스포츠를 알리는 데도, 또 자사의 마케팅에도 더욱 성공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비슷한 시간에 결승전이 열린 ‘피파’와 ‘위닝’의 경우, 개발사인 코나미 부스에서 직접 결승전을 진행한 ‘위닝’이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피파’의 경우 전시회와 분리된 메인 스테이지에서 그것도 각 부스에서 가장 많은 이벤트를 치르는 시간에 경기가 진행돼 관람객들에 주위를 집중시키지 못했다. 지스타서 떠오른 스타이윤열 ‘화려한 부활’ 알려  지스타에서 떠오른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윤열이다. 그는 슈퍼파이트에서 박정석을 상대로 3 대 0의 일방적 승리를 따내며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천재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 날 이윤열은 “슬럼프로 인한 마음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 냈다”며 “오는 18일에 있을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에서도 반드시 이겨 다음 슈퍼파이트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하나의 스타는 ‘피파’ 우승컵을 거머쥐 윤성용. 그는 “지난 WCG 2006 한국 대표 선발전에선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며 “이번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앞으로 있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년 초 있을 드래프트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모바일 게임리그인 “미니게임천국 리그”에서 우승한 마산 소년 황경현(16)군도 주목받았다. 그는 “이번 리그를 위해 마산에서 부터 올라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