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해외 名개발자 잇단 영입 왜?

넥슨(대표 권준모·강신철)이 최근 해외 스타급 개발자들을 잇따라 영입해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홈월드’ 시리즈로 유명한 천재 개발자 알렉스 가든을 이달초 영입한데 이어 지난 11일엔 ‘SSX’시리즈와 FIFA·NBA 등 스포츠게임 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스티브 렉츠셰프너를 전격 스카우트했다고 발표한 것.  특유의 ‘허들 시스템’을 통해 내부 개발자 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자체적인 인재 양성에 힘써왔던 넥슨이 이처럼 눈을 해외로 돌리는 까닭은 무엇일까.1차적으로 넥슨의 이같은 채용 시스템의 변화는 글로벌 개발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캐나다에 있는 북미스튜디오 ‘NPNA’를 양적·질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기획과 장르의 다변화를 꾀해 글로벌 시장, 특히 세계 게임시장의 중심부인 북미와 유럽 시장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마치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 공략과 글로벌 개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리처드 개리엇, 로버트 개리엇 형제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입, 스카우트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 차세대 콘솔 겨냥한 조치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넥슨으로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북미스튜디오에 알렉스 가든과 스티브 렉츠셰프너란 두 거장을 영입함으로써 단숨에 강력한 맨파워를 확보한 셈이다. 보통 세계적으로도 스타급 개발자들은 자리를 옮길 때마다 팀단위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 지역의 A급 개발자들이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넥슨이 이 스튜디오를 통해 어떤 게임을 선보일 지 국내는 물론 세계 온라인게임업계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PC·온라인에 주력했던 넥슨이 콘솔·패키지 등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스타급 개발자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넥슨은 실제 지난 12일 폐막된 국제게임쇼 ‘지스타 2006’에서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위(Wii)’용으로 ‘메이플스토리’, X박스360용으로 ‘마비노기’ 등을 잇따라 개발 중이라고 밝혀 콘솔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즉, 콘솔 등 패키지 시장 진출을 위해선 온라인게임 중심인 국내 개발자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는 점에서 부득이하게 현지 스타 개발자 스카우트에 나섰을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가 개리엇 형제를 스카우트한 것과 달리 넥슨의 알렉스 가든과 렉츠셰프너 영입은 콘솔 시장 진출을 상당히 염두에 둔 것같다”며 “경우에 따라 패키지 히트작을 온라인으로 만드는 것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기업 가치 상승도 고려 내년을 목표로 해외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넥슨이 IPO(기업공개)에 대비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스타 개발자 영입을 통해 해외 개발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넥슨 김정주 전 대표는 이와관련 “언제라고는 딱 못박을 수는 없지만, 넥슨의 성장 과정에서 상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상장을)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가 (시장)파이가 커 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IPO를 추진하는 넥슨으로선 해외 시장 개척 못지않게 세계적인 스타 개발자 영입이 회사 밸류에이션을 높이는데 묘책이 될 수 있다. 다른 업종과 달리 게임 업종은 기업 가치 산정에 개발 역량, 특히 주요 개발진의 이·경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게 사실이다. 게임산업 역사가 짧은 국내서도 일부 스타 개발자와 해당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빛소프트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기획자인 빌 로퍼와 손잡은 것만으로도 내제 가치가 상당히 올라간 것만도 봐도 알 수 있듯이 스타 개발자는 게임업체의 중요한 자산이다.넥슨은 특히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개발 및 서비스업체로 발돋움했음에도 해외에선 엔씨소프트, 웹젠, 한빛소프트, 그라비티, NHN, 네오위즈 등 경쟁사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스타 개발자 영입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인재 채용 시스템 구축국내 스타 개발자들의 신작이 연쇄적으로 실패한 것도 넥슨이 인재 기용의 방향을 해외로 돌리게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선 S급으로 꼽히는 개발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의욕적으로 개발한 신작이 이렇다할 빛을 보지 못한데 따른 ‘스타 개발자 버블론’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의미이다.넥슨은 실제 최근 정상원 전 넥슨사장과 이승찬 위젯 사장 등 지난 1년간 많은 스타 개발자들이 이탈했음에도 불구, 신입 공채를 강화하는 등 채용 시스템의 변화를 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데다 패키지게임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되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차세대 콘솔게임기가 잇따라 등장, 플랫폼과 시장의 영역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건 넥슨으로선 ‘현지 개발-현지 서비스’란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위해 북미스튜디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지 스타 개발자 영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어쨋든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해온 넥슨이 해외 스타 개발자를 잇따라 영입함으로써 경쟁기업의 개발 및 인력 채용 시스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개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주요 메이저급 개발사간에 신경전이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획력이 게임 시장의 최대 흥행 변수란 점에서 세계적인 일류 개발자 스카우트 경쟁이 달아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넥슨은 특히 많은 게임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란 점에서 관련업체들이 넥슨의 움직임과 북미스튜디오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