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시즌-이것이 변수다

16일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기점으로 게임시장이 연중 최대 성수기인 겨울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게임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 겨울시즌에도 크고작은 신작들이 대거 첫선을 보이며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지난 12일 폐막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06’을 통해 올 겨울을 겨냥한 시장 흐름이 어느정도 나타났다. 하지만 게임시장은 어떤 시장보다도 의외성이 크다는 점에서 늘 돌출 변수는 존재한다. 올 시즌 최고 변수는 ‘아이온’ ‘헬게이트’:런던’ 등 내년 시장 석권을 목표로 준비중인 블록버스터급 신작들의 움직임이다. 작년 시즌 ‘그라나도에스파다’ ‘제라’ ‘썬’ 등 기대작 빅3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듯이 현재 연말연시에 맞춰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준비중인 이들 몇몇 초대형 신작들이 얼마만큼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느냐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얘기이다. MMORPG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시장은 분위기에 좌우된다. 대작들이 바람을 모은다면, 캐주얼 등 다른 장르에 까지 영향을 끼쳐 붐업이 조성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1차 테스트 성적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같다.”고 진단했다.법·제도적인 변화도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예정대로 올해안으로 통과된다면, 게임시장 전반에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 강화와 특히 아이템 현금 거래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조항이 추가돼 결과에 따라 올 겨울시즌 최대 변수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문화부측은 현재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중 ‘아이템 거래를(業)으로 하는 것을 금한다’는 조항이 확정된다면 게임시장, 무엇보다도 아이템 현금거래가 관행화된 MMORPG 시장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즉, 개정안 대로라면 아이템베이·아이템매니아·아이템풀포 등 아이템 거래를 중개하는 사이트들이 문을 닫는 것이 불가피해 막대한 사이버 자산을 보유한 게이머들의 혼란에 빠지는 것은 물론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 발족과 이에 따른 사행성 기준의 변화도 주목해야할 변수이다. 게임산업법 개정안에서 현행 ‘18세이용가’ ‘전체이용가’ 등 2분류체계를 과거처럼 4분류 체계로 환원되는 동시에 사행성 요소에 대한 철저한 적용과 보다 강도 높은 규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발족한 게임위측이 기존 영등위처럼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댈 경우에도 게임업계와 시장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특히 아케이드 쪽에서 불어닥친 사행성 불똥이 웹보드 쪽으로 옮겨붙는다면, 게임포털 시장에도 찬바람이 밀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시즌은 ‘바다이야기’ 이후 침체된 국내 게임 시장이 다시한번 재도약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게임업계가 이같은 돌출 변수들만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다시 붐업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모바일·콘솔 겨울 시장 키워드 시리즈 후속작 인기 지속 여부가 주 관전 포인트네트워크 요금제도 주목거리…콘솔시장도 과도기 맞을 듯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 시장은 긴 방학이 맞물려있는 겨울 시즌이 큰 ‘대목’은 아니다. 하지만, 겨울시즌은 통상적으로 해가 바뀌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인데다 3년째 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시즌 결과가 주목된다.올 겨울 시즌 모바일 시장 최대 키워드는 빅히트작 시리즈의 선전 여부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창작 게임의 다운로드 파이가 줄어들어 10만건만 돌파해도 ‘대박’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시리즈물이 그나마 효자중의 효자이기 때문이다. 전작에 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2’가 이를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업계는 올 겨울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시리즈 후속작을 준비중이다. 장르도 RPG, 타이쿤, 보드류, 원버튼 캐주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네트워크 게임 바람이 세몰이를 더 하느냐도 모바일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아이모’의 성공을 계기로 붐을 이루고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게임은 컴투스, 게임빌, 넥슨모바일 등 선발업체들을 중심으로 개발이 활발해 이번 겨울 시즌에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KTF 등 이통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네트워크쪽에 모아지고 있어 경우에 따라 대세를 형성할 가능성도 높다.이통사들의 패킷요금제도 중요한 변수로 꼽을 만하다. ‘아이모’를 시작으로 패킷 요금 정액제가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고 요금도 40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아직까진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다. 패킷요금의 저가 정액제는 특히 네트워크 게임 바람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모바일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 시장이 점차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반전할 기로에 서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겨울 시즌에 양질의 콘텐츠의 출시, 패킷요금 등 관련 인프라 개선, 전반적인 경기 회복 등 몇몇 변수만 해결된다면, 다시한번 모바일게임 르네상스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콘솔 시장 역시 이번 겨울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PS2 중심에서 X박스360, Wii, PS3 등 차세대 콘솔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바로 이번 겨울시즌이다. 이미 시장 공략 중인 X박스360과 달리 Wii와 PS3의 국내 출시 시점이 다소 유동적인 것이 최대 변수. 일반적으로 차세대 게임기 출시를 앞두고는 대기 수요가 많아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차세대 콘솔을 겨냥한 게임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어 하드웨어 출시 시점과 상관없이 올 겨울 시장 최대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