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연중 최대 성수기인 겨울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12월부터 3월로 이어지는 겨울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로 인해 게임업계가 1년 중 가장 활기에 넘치는 계절이다. 전통적으로 업계는 이때를 대비해 신작을 발표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한마디로 풍성한 ‘게임잔치’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로인해 올 겨울시즌을 보면 다음 해의 트렌드를 미리 점쳐 볼 수도 있다. 이때가 되면 이미 내년도 기대작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곧 시작될 겨울시즌의 게임기상도를 미리 살펴봄으로써 2007년 온라인게임 시장을 예측해 본다. 올해는 특히 부분유료화와 장르의 다변화, 해외 온라인게임의 국내 진출 등이 본격화되면서 겨울을 시점으로 시장이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바다이야기 사태’ 등으로 게임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침체됐지만 12일 막을 내린 ‘지스타2006’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겨울시즌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5대 포인트를 통해 그 변화들을 전망해 봤다. 올 겨울시즌 핵심 포인트는 ▲ MMORPG의 부분유료 가속화 ▲ ‘R2’의 인기 지속 여부 ▲ 포털들의 수위경쟁 ▲ 장르별 공방전 ▲ 해외 온라인게임 성공 가능성 등 다섯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1 부분 유료화 확산되나올 하반기 업계 최대 이슈는 정액제 게임의 부분유료화 전환이었다. CCR이 ‘RF온라인’의 부분유료화를 결정한 데 이어 웹젠도 기대작 ‘썬’을 부분유료화 형식으로 서비스하기로 한 것이다. 극심한 부진을 보여왔던 ‘RF온라인’이 부분유료화를 통해 기사회생 하면서 부분유료화가 다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RF온라인’은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이후 월매출 2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는 점이 부분유료화 전환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올해 초만 해도 빅3 중 하나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썬’도 정액제 대신 부분유료화를 택해 MMORPG의 부분유료화가 또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MMORPG의 경우 캐주얼 게임에 비해 막대한 개발비가 투자되는 등 부분유료화로는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 ‘R2’ 인기 언제까지 갈까MMORPG ‘R2’의 인기는 어디까지 갈까. 하반기 MMORPG로는 유일하게 정액제를 선택한 ‘R2’. 그만큼 하반기 최고의 게임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 초 빅3로 불리던 ‘제라’, ‘썬’, ‘그라나도에스파다’ 등이 유저들로부터 외면 받으며 생긴 틈새시장을 ‘R2’가 공략, 최고 게임으로 부상했다. ‘R2’의 인기는 정액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때문에 대목을 앞두고 경쟁 게임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R2’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R2’가 이미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시장을 형성했고 MMORPG의 성공관건인 상용화가 성공함에 따라 겨울시즌에도 ‘R2’의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3 포털들의 선점 경쟁올해 게임업계는 어느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상반기에는 ‘명의도용’으로 시끄럽던 업계가 하반기에는 ‘바다이야기’ 핵폭탄이 터지면서 게임업계 위기론까지 대두될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업계는 하지만 겨울시즌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작 게임들이 대거 출시됐고 그에 따라 퍼블리싱 업체들인 게임포털들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 등으로 인해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업계는 이를 반전시키지 않고는 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행행위 자제와 함께 게임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출범한 게임물등급위원회나 새롭게 개정되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게임산업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겨울시즌이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호기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부나 국회의 시각 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4 장르별 공방전 치열겨울시즌에는 대목시장을 잡기 위한 새로운 게임이 대거 출시된다. 겨울시장에 두각을 나타내면 향후 그 게임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겨울대목을 잡기 위해 신작들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는 신작이라는 점 이외에 또다른 특징이 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대기상태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MMORPG와 캐주얼게임이었다. 하지만 올 겨울시장에는 FPS와 액션RPG, 퓨전 장르가 대거 선보이면서 어떤 장르가 주도권을 쥐게 될 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대표적인 FPS게임으로 부각되는 것은 네오위즈의 ‘아바’다. 또한 넥슨에서 준비하고 있는 캐주얼 FPS인 ‘쿵파’도 있다. 액션RPG로는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속속 선보인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창천’, 웹젠 ‘일기당천’ 등이 있다. 퓨전 장르 게임은 ‘헉슬리’와 ‘헬게이트:런던’ 등의 대작들이 있다. 반면 그동안 시장을 장악해온 MMORPG와 캐주얼게임들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나와 있는 게임은 물론 엔씨소프트가 내놓을 ‘아이온’이 MMORPG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5 외산 대 토종 ‘한판 승부’겨울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국내 업체들 뿐만이 아니다. 해외업체들도 온라인 강국 대한민국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특히 일본 게임업체들이 대거 겨울시즌에 맞춰 밀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에서 발표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진삼국무쌍BB’나 ‘북두신권’ 등이 겨울시즌에 맞춰 한국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 국내 업체와 막판 절충을 하고 있는 상태다.때문에 이번 겨울시즌에는 해외 온라인게임과 토종게임 간 불꽃 튀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국내 업체와 한국시장을 점령함으로써 온라인게임 개발력을 과시하려는 외산 게임과의 대결은 이번 겨울시즌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