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끊임없이 화제를 모았던 차세대 콘솔기기들이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X박스360은 일찌감치 발매된 상태지만 소니의 사활이 걸린 PS3와 다크 호스 닌텐도 위(Wii)가 드디어 출시되는 것.이에따라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콘솔 시장에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 가전기기 시장을 침투하고 불법 복제 단속과 중고 거래 시장을 막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마침내 차세대 게임기 PS3와 위가 국내 상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소니(SCEK)는 내년 상반기 1, 2월에 반드시 PS3를 출시할 것이라고 못 박았으며 위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발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PS3는 지난 11일 일본에서 판매가 시작됐고 위는 12월 2일로 내정돼 있다. 이 두 게임기 모두 예상 보다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국내 시장에서도 장미빛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PS3가 단 3분만에 소매점 판매가 종료되고 재고가 동이 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위 또한 예약 접수자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줄을 서 있는 광경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출시 준비 문제는 없다이러한 일본의 상황에 고무돼 국내 유통사인 SCEK와 닌텐도코리아도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에 SCEK는 일본과 동시 발매 목표로 추진했으나 공급이 여의치 않아 무산돼 아쉽다는 표정이지만 타이틀의 완성도를 높이며 결전을 다지고 있다. PS3엔 세계적인 히트작이 즐비하고 국내 유저들의 정서에 적합한 타이틀이 적지 않다. 특히 한글화를 통해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다양한 성능을 기반으로 홈 디지털 가전기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SCEK의 강희원 차장은 “성공적인 PS3를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있으며 기기의 특성상 특정 유저층이 아니라 보다 넓은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며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탑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닌텐도코리아는 최근 조직을 갖췄고 외부와 일체의 연락을 끊는 등 베일에 쌓여 있으나 공식적으로 닌텐도 게임기들을 직접 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콘솔 업계 관계자들은 닌텐도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의외로 유저들이 즐겨 찾는 게임기가 닌텐도 제품인데, 닌텐도가 직접 나서기 시작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업이 해결하기엔 역부족하지만 차세대 게임기라고 해서 불패신화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콘솔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몰아 내지 않으면 아무리 최고의 기기라도 과거의 사례를 되풀이할 여지가 큰 것이 사실이다. 한 콘솔 퍼플리셔 관계자는 “PS2와 PSP가 발매되기 전 상황과 지금의 분위기가 별반 다를 것 없는게 현실”이라며 “문제는 불법 복제와 중고 거래인데 이를 단속하거나 막을 마땅한 해법이 없는 한 똑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콘솔 시장이 침체된 이유의 주요 원인은 불법 복제와 도를 넘은 중고 시장의 활성화다. 정품 게임을 구입하지 않고도 불과 몇 천원에 복제품을 구입하거나 심지어는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품 타이틀을 구입한 유저는 이를 중고 시장에 되팔고 다시 중고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적정 선을 넘은지 오래다. 콘솔 플랫폼 홀더들은 손해를 보면서 기기를 판매한다. 타이틀 판매 수익으로 적자를 메꾸는 형태로 시스템화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체만 팔리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손해을 불러 일으킨다. SCEK와 한국MS는 과거 여러차례 단속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현재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일개 기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며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 대작 타이틀과 소장 가치로 승부그렇다고 비관론만 팽배있는 것은 아니다. 소장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대작 타이틀들을 한글로 출시하고 가정용 게임기가 아니라 홈 멀티미디어 기기 차원에서 시장을 공략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한국MS의 조혁 차장은 “타 기종 출시가 바로 기회”라며 “한국 콘솔 시장은 워낙 작아 경쟁 보다는 상호 협력하는 게 매우 중요하고, 아마 다른 플랫폼 홀더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로 깎아 내리거나 출혈 경쟁은 지양하고 소프트웨어에 충실한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MS는 용산이나 코엑스 등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체험관을 상설 운영하고 타이틀을 대량 발매하기 보단 유저 입맛에 맞는 타이틀을 집중 발매할 계획이다. SCEK 측이 PS3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가정용 안방 극장 시장에 침투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기형적 구조를 지닌 국내 콘솔시장이 부활하기 위해선 정품 판매율이 대폭 상승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플랫폼 홀더와 퍼블리셔들이 상호 협력해 소장 가치가 충분한 타이틀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확대에 대한 부담을 서로 떠 넘기지 않고 분배하려는 자세가 지금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