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시스템 구축,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 등으로 은행권의 IT투자 기대 수요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범금융권의 협조체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IT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효율적인 투자와 유연한 아키텍처가 미비해 IT예산의 축소와 통제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은행 IT부문 간 공통 관심사와 현안을 나누도록 하는 리더십으로 풀어내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주말 금융기관 IT콘퍼런스를 처음 개최하고 금융 CIO 모임, 시중은행 전산부서장 모임 등을 통해 협업체계를 구축, 금융IT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면 금융권에서의 오픈 아키텍처 활용과 컴포넌트형 시스템 활용에 속도가 붙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부국장은 “금융시장의 IT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금융정보화추진위, 감독기관, 공동망 운영기관, 관련 협회, 연수기관 등이 노력을 결집해 공동 구현하는 분야를 찾는 윈윈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금융IT 트렌드는?=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금융 IT에선 △다양한 채널을 통합하는 유비쿼터스형 서비스 △실시간 기업을 지향하는 프로세스 지향 시스템 구축 △오픈 아키텍처 도입 △상호 호환 가능한 컴포넌트형 시스템 구축 등의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느 때보다 효율성이 강조되는 가운데서도 신기술을 선별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폐쇄형 플랫폼에서 개방형 플랫폼으로, 기능이 고정된 번들형 아키텍처에서 기능 결합이 용이한 컴포넌트 아키텍처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단계에서 컴포넌트의 재사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허주병 LG카드 전무)도 나왔다.
◇IT투자 효율성 불만=하지만 IT의 가치 인식과 경영진의 전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명 SC제일은행 부행장은 “금융 IT가 당면한 문제는 투자 대비 효율성을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고 더욱 효율적일 수 있도록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IT조직은 유연성이 부족해 외부 신기술 수용력이 떨어지고 CIO의 임기보장 및 비즈니스 부문과의 상호이해 증진 노력도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김학민 경희대 교수는 “IT부서와 현업 부서 간 새로운 조직구조를 모색해야 할 때”라며 “투자성과 수준인식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인식되느냐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기관 협력이 대안=한 금융기관의 IT 관계자는 “금융기관 CEO는 물론이고 담당 부서마저도 전문지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IT기업들의 마케팅에 휘둘린 감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은 범금융권 공동노력과 협조체계 강화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한국은행과 KOSCOM, 보험개발원 등이 금융정보화추진분과위를 통해 금융IT 기본계획 수립 및 추진 실적을 평가하고 공동추진사업의 선정 등 금융정보화 사업 전반에 걸친 중요사항을 심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감독기관인 금감원이 금융기관 정보시스템의 안전성·신뢰성·효율성 확보를 감독하고 신규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보안성 심의, 전자금융거래 종합보안대책 이행점검 등의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공동망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 등과 은행연합회 등 관련 협회, 금융연수원 등 연수기관 등이 공동 노력할 분야를 발굴해 윈윈 차원의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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