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 게임시장 속 韓流

 “중국 진출 한국기업 중 첫 상장을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김정호 NHN 중국 법인 ‘롄중’ 공동대표의 포부다. 그는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선 콘텐츠와 서비스를 무기로 한 ‘속도’ 마케팅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지난 2004년 7월 합작법인을 설립, 만리장성을 넘어선 NHN은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 포털로 상승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회원수 1억700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수 75만명, 3개월간 한 번 이상 접속자수 1500만명, 사용자 1명이 하루에 머무는 시간 2.7시간 등 롄중이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NHN만이 아니다. CJ인터넷도 그간 중국 유력 게임업체인 T2CN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엠게임 역시 조만간 ‘엠게임차이나’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등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게임은 경쟁력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시련도 있었다. 몇 년 전엔 거대한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을 앞세워 치밀한 준비 없이 달려들었다가 쓴맛을 본 적도 있다. 중국 사업을 접고 되돌아온 기업도 부지기수고 잔류했다손 치더라도 수익을 내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거대한 시장만큼 경쟁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란 게 현지 진출업체들의 분석이다. 큰 시장을 노리고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그리고 빠르게 쫓아오는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싸움이 힘겨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게임 업체들의 선전은 더욱 빛을 발휘했다. 국내 업체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세련된 마케팅을 준비하며 사용자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NHN 중국법인도 올해 들어 줄곧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도 적극적이다.

 중국 인터넷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전체 인터넷 사용자수는 1억2500만명, 온라인 게임 사용자는 3360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 20∼30%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인터넷 서비스를 받아들일 사용자 기반은 충분히 갖춰졌다.

 이제는 준비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주어진 숙제인 셈이다.

  베이징(중국)=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