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RPG 흉작 2년째…내년 다시 필까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시장이 2년째 극심한 흉작에 빠지면서, 기대작인 대거 쏟아지는 내년에는 3년 만에 턴어라운드를 일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대를 끌었던 대작 MMORPG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다가오는 겨울시즌에도 뾰족한 턴어라운드 기회를 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지렛대 역할을 해 온 MMORPG는 지난해 단 1개의 상용화 모델도 건져내지 못한 상태에서 2년째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MMORPG의 흥행 부진과 함께 사실상 같은 축에 있는 정액제 과금 모델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도 전체적인 게임시장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상황을 놓고 ‘MMORPG의 레드오션화’로 풀이되고 있다.

아무리 기대작들이 쏟아져 나와도 이용자들의 입맛은 이미 캐주얼게임으로 쏠려있고, 캐주얼게임의 강력한 부분유료화로 인해 MMORPG의 정액제가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와 색체의 캐주얼게임이 몰려 나와 이용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고 있는 것도 캐주얼게임 강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우철 동양증권 연구원은 “MMORPG에 이용자를 불러모을 만큼 잘 만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상용화 성공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라며 “당분간 MMORPG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의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엔 반전을 노릴 만한 여러 기회들이 숨어있어 주목된다.

 우선은 이른바 3년마다 빅히트 MMORPG가 시장에 나온다는 ‘3년 주기론’이다. 실제 그 근거로 내년에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네오위즈의 ‘워로드’, 웹젠의 ‘일기당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창천’ 등 많은 신작 MMORPG가 시장에 나온다.

 이중 시장 분위기를 이끌만 한 주도작 1∼2개만 나오준다면, 전체적 시장분위기의 반전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MMORPG는 기복을 가진 장르가 분명하다”라며 “지금 캐주얼게임에 쏠린 듯한 시장분위기는 만족할 만한 MMORPG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새로 시장을 이끌 MMORPG 히트작이 나오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