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게임빌 모바일 게임 개발 현장

[현장을 찾아서]게임빌 모바일 게임 개발 현장

 뻥 뚫린 사무실 한 곳에 방이 하나 있다. 이 방엔 플레이스테이션(PS)과 댄스 게임기, TV가 있고 한쪽 벽면 가득 만화책이 꽂혀있다.

오락실이나 만화방이 아니다. 모바일 게임 업체 게임빌(대표 송병준)의 모습이다. 게임 개발이 업무인 회사이니 당연한 풍경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일과 생활과 게임이 하나인 셈이다.

더구나 현대인들이 항상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에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게임과 생활이 정말 밀착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장이’들이 지금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달 초 출시를 앞둔 실시간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 ‘삼국쟁패2 열왕전기’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 모바일 게임은 네트워크 게임으로 본격적으로 진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게임빌 제작팀은 삼국쟁패2가 이 흐름을 개척하는 대표 게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긴장도 크다. 이 게임을 기획한 김강흠 과장은 “전작 삼국쟁패에 대한 호응이 너무 커 마음의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며 “게이머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면서 전편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과장을 비롯한 기획팀은 게임 시나리오 작성에서 디자인,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구현까지 1년 반 이상 삼국쟁패2에 매달려 왔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대부분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삼국쟁패’의 시나리오가 43개였던 데 비해 ‘삼국쟁패2’에선 1500개의 시나리오가 발생하게 된다. 또 새롭게 멀티 스테이지가 도입되어 엔딩이 10개에서 150개로 대폭 확대됐다. 연합전 및 공성전은 기존 5개 성에서 50개 성으로 확대되며 1주일에 한 번 진행되었던 공성전도 매일 진행된다.

당연히 신경 쓸 부분이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700개가 넘는 길드를 형성한 6만여명의 전작 사용자들이 모두 두려운 시어머니들이다. 그래서 게임빌은 최근 999명의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기도 했다. 게임계에선 유례가 드문 대규모이다. 많은 베타 테스터와 함께 보다 많은 버그를 보다 효과적으로 잡기 위한 조치였다. 다행히 많은 지원자가 몰려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케팅실 이성필 팀장은 “예상밖의 많은 인원이 몰려 삼국쟁패2에 대한 관심을 재확인했다”며 “테스트에 총력을 기울여 걸작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버그는 기술로 잡는다고 하지만 사용자의 마음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PC 온라인 게임과 같은 높은 수준의 게임을 요구하면서도 한편으론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김강흠 과장은 “삼국지 만큼 많이 게임으로 만들어진 소재도 드물다”며 “버튼 하나로 쉽게 즐기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전으로 다채롭게 꾸몄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게임은 PC나 콘솔 게임에 분명 환경의 제약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나올 여지가 더 많다”고 말한다. 메모리·CPU 등 휴대폰 자체의 성능 향상과 와이브로 등 망 환경의 개선으로 모바일 게임의 개발 여건도 좋아지고 있지만 사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디어 공장 게임빌의 다음 게임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