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국내 TV 업계에 맞서 최근 야심작으로 선보인 소니의 ‘브라비아 X2000’ 시리즈가 출시 초기부터 일부 소비자층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동급의 ‘풀HD’ 국산 제품에 비해 비싼데다 차별화된 기능성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 발표후 2주가 지나도록 매장에는 여전히 브라비아 구형 모델만 내놓고 있는 상황으로 신제품 출시에 앞서 재고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소니 브라비아 X2000 시리즈는 이달 초 각각 46인치(KDL-46X2000)와 40인치(KDL-40X2000)급 두가지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현재 예약판매만 진행 중인 브라비아 X2000 시리즈는 46인치가 550만원, 40인치가 450만원으로 월등히 비싼 편. 동급의 풀HD TV로 비교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의 ‘모젤’ 46인치가 480만원, 40인치가 370만원으로 70만∼80만원이나 가격이 높다. LG전자의 ‘F시리즈’도 42인치에 400만원, 47인치가 500만원 선에 그친다.
소비자가 지적하는 문제는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이전 브라비아 시리즈나 국산 제품에 비해 기능성 면에서 이렇다 할만큼 내세울 게 없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TV와 PC·AV플레이어 등을 연결하는 여러 단자 가운데 컴포넌트단자에서 풀HD급 ‘1080p’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다. 한 마니아는 “브라비아 이전 사양이나 동급의 국산제품에 비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며 “고가의 프리미엄 TV가 컴포넌트1080p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는 컴포넌트단자 연결신호의 소스 자체가 아날로그인만큼 원천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반박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PC나 블루레이 디스크와 연결할때는 1080p를 구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아날로그 영상신호를 굳이 컴포넌트단자로 TV와 연결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용자를 위해 컴포넌트단자를 1080p로 구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콘텐츠와 저장장치, 출력장치 등 수많은 영상매체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TV 연결방법 또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