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분석]홈네트워크 표준화에 파란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저속 전력선통신(PLC)의 대안 기술

‘100조원의 시장을 잡아라.’

내년이면 홈네트워크 세계 시장이 1027억달러, 우리 돈 100조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주도권 다툼이 치열이다. 국내 홈네트워크 강자가 곧 세계 시장의 넘버원이 되기 때문이다. 싸움의 초점은 삼성·LG 가전 양사의 ‘표준화’ 경쟁이다. 따라서 양측의 각기 다른 표준이 관련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하지만 이같은 소모전에도 불구, 현재 국내 홈네트워크 표준화 작업은 대체 기술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홈네트워크 표준화, 핵심은 뭔가=가정내 각종 가전 및 생활기기간 상호 연계를 위한 프로토콜이나 인터페이스의 표준화야말로 홈네트워크 기술의 결정판이다. 따라서 각 업체는 사활을 걸고 표준 선점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각축 역시 치열하다. 제정되는 표준에 따라 당장 자사 가전제품의 사용 가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이다. 현재 양사는 각기 다른 통신프로토콜을 내놓고 서로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LG전자가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LnCP 컨소시엄 발표회를 연 것도 이같은 세 과시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들 가전업체의 표준안은 모두 저속 전력선통신(PLC)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홈네트워크 표준화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의 현종웅 지능형홈네트워크사업단 사무국장은 “저속 PLC 기반의 가전기기의 제어가 홈네트워크의 전부인양 호도되고 있다”며 “이는 최근 개발된 각종 유무선 통신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대체·호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표준화 향후 전망= 희망적이다. 삼성·LG 진영간 표준화 합의만을 손놓고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관련 산업 발전에 긍정적 시그널이다.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 산하 홈네트워크포럼에서는 최근 RS485 직렬통신에 대한 표준화 초안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예컨대 빌트인에어컨 등은 당장 이 방식을 통해 어떤 방식의 저속 PLC 기반하에서도 제어가 가능하다.

다급해진 것은 삼성, LG 양사다. 굳이 이들 업체의 표준을 따라야할 이유가 없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사간 빅딜 얘기도 나온다. LG전자의 LnCP를 근간으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맞추고, 대신 삼성전자의 HANA(High Definition Audio Video Network Alliance)에 AV 관련 홈네트워크 표준을 밀어주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능성이 희박했으나, 향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

“표준화는 누가 밀어부친다고, 세 과시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한 발씩 양보하고 하나씩 배려하며 도출해나가야 하는 작업입니다.” 이번에 포럼에 참여해 RS485 표준안을 마련한 한 중소 홈네트워크업체 관계자의 얘기다. 초대형 가전 양사가 새겨들을 만한 말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