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과 그 수준이 보유 기업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해마다 기술강국을 부르짖으며 기업과 대학이 앞장서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면서 해마다 수많은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 이후의 사업화로 가는 기술거래와 기술이전은 여전히 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4년 국내 기술거래 시장은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해 공공연구소와 대학의 누적 기술은 3만5466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기술이전율은 6570건 18.5%에 그쳤다. 대학의 이전율은 10%에도 못미쳤다. 국내 보유특허의 사업화 성공비율 또한 19.9%로 전반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잠자고 있는 특허도 수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기술거래 및 이전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03년부터 테크노파크, 기술혁신센터 등을 지역기술이전센터(RTTC:Regional Technology Transfer Center)로 육성·발전시켜 지역 기술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술이전 생태계를 조성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지역기술이전센터의 실적을 보면 이전이 성사된 기술은 총 35건에 거래금액은 24억원에 그쳤다.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산업분야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등장하고, 지역기술개발이 지역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와 동떨어진 결과다.
부산과 경남, 울산을 잇는 인구 800만명의 동남권은 경제와 산업은 물론이고 기술개발에서도 편중된 수도권에 대응해 지역불균형을 다소마나 해소할 수 있는 최대 지방권역이다.
부산은 항만물류 등 4대 전략산업을 앞세워 항만물류와 IT를 접목한 차세대 물류IT 개발에 앞장서고 삼성 등 주변 대기업 현지 생산공장을 배경으로 첨단 전자부품과 소재 개발에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경남은 국내 최대 산업집적지인 창원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계와 로봇, 지능형홈산업 관련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울산은 과거 대기업에 가려진 중소기업의 숨은 기술력이 최근 생산자동화 기술과 관련 소프트웨어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특히 기술 개발에 있어 동남권은 기술이 개발된 지역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곳. 이는 곧바로 지역 특화기술로 연결되고 차별화된 기술과 경쟁력을 갖게 만든다. 현재 기술 거래 수치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소개될 주목받는 기술이 다수 등장하는 배경이다.
지방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는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효율적 투자와 목표 지향적인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며 궁극적으로 지역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수단이다. 이미 선진국의 R&D 전략은 단순 기술개발 수준에서 나아가 이전과 거래 등 외부와의 협력활동을 대폭 증가시켜 나가고 있다.
새로운 개발 기술의 사업화는 고용을 창출하고 고임금의 직종을 증가시켜 지역경제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한다. 반드시 범국가적으로 활성화시켜야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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