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복 한국기술거래소 사장
20세기 후반부터 기술사업화 역량이 국가역량과 직결되면서 선진국은 80∼90년대 다양한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및 연구개발전문기업(CRO)을 운영하며 기술 사업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인 R&D 투자 확대로 기술개발 역량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으나 보유기술의 사업화 성과와 조직구성, 기술이전·사업화 역량 등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지역별로 기술이 특화돼 발전해왔다. 그러나 지역기술개발은 네트워크 구축의 미흡으로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 또한 계속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기술개발 경로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많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해당 경로를 확보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기술개발 및 기술이전에서 정부출연 및 산학연 상호연계 아래 체계적인 관리와 경로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 기반 기업은 중소 규모의 업체가 대부분이다. 기술개발과 시장정보 수집 능력 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약하다. 때문에 기술 홍보 및 이전도 한계가 있다. 기술개발 및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대학과 지역혁신기관뿐 아니라 관심이 높은 지방자치단체, 관련 중앙정부 부처와 원활한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
산업자원부와 국가균형발전위 등 정부 관계 부처는 각 지역에 산재한 지역 특화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관련 문제점 및 현황 분석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대학·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의 민간이전과 사업화를 촉진하고자 지난 4월 ‘Connect Korea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이의 일환으로 ‘대학·연구소 선도 TLO(Technology Licencing Office)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도 TLO로 선정한 공공연구기관은 대학 18개, 연구소 10개로 총 28개 기관이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중부권·서남권·동남권의 전국 4대 권역별로 5개 기관 이상이 선정됐다. 이들 TLO기관의 ‘2005년도 기술이전실적은 전체 256개 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 건수의 48%, 기술료 수입액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기술이전 목표는 총 4900여건에 기술료 수입액은 1800억원이다.
또 지역기술 활성화를 위해 테크노파크를 지역 기술사업화 거점으로 활용해 ‘지역기술이전센터(RTTC:Regional Technology Transfer Center)’를 육성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가 기술 공급자로서 우수기술상품을 발굴·관리하고, 테크노파크는 중간조직으로 지역 내 기술·금융·인력 등 기술사업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관리하는 내용이다. 현재 지역기술이전센터(RTTC)는 전국 8개 테크노파크(경기·경북·광주·대구·부산·인천·충남·포항)와 바이오기술 분야의 특성을 반영해 한국바이오벤처협회를 RTTC로 신규 지정해 총 9개가 운영 중이다.
TLO와 RTTC는 비단 정부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지역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한 거점 역할만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다. 시너지 효과가 큰 지역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이를 차세대성장동력산업과 연계해 해당 지역의 기술을 보다 활성화하고 특화시키는 역할을 맡은 중요 기관이다.
훌륭한 정책은 그 정책을 믿고 따를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의 역점 정책인 TLO·RTTC 사업도 각 지역 기관이 역할을 십분 발휘할 때 비로소 탄탄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각 지역의 연구소와 대학, 기업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라는 자양분을 통해 쭉쭉 번창할 수 있는 나무이고 숲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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