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외자유치 `대박` 예약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덕 이노폴리스 투자 로드쇼’에 60여명의 일본기업과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모여 한국기업의 발표에 귀를 쫑긋 세우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1 대 1 투자상담에서는 기업마다 평균 4개, 일부 기업에는 9명의 투자자가 몰려 투자 조건 등을 논의했다.

 참가 기업은 대덕특구의 IT기업인 넷코덱과 아이스텍, 리얼타임테크, 엔쓰리소프트와 BT의 대표주자 한스바이오메드 등 5개다. 이들은 이어 24일 싱가포르로 날아가 성황리에 로드쇼를 개최했다.

 “해외에서도 대덕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폭발적인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 진행과정이 국내와는 달리 치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 23일 싱가포르로 날아간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원본부 서준석 국제협력 팀장의 말이다.

 대덕연구개발 특구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맨땅 헤딩’ 작전이 먹혀들고 있다. 특구본부는 설립된 지 1년밖에 안 된 ‘초년병’이지만 지난 3월 실리콘밸리와 홍콩 로드쇼 이후 IT 관련 업체 3개가 대형 투자 계약 성사를 앞두고 있다. 조만간 ‘대박’을 터뜨릴 분위기다.

 특히 대덕특구본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해외기업 연구소 유치도 접촉이 활발하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4월 대덕특구지원본부가 주한대사 25명을 포함해 독일, 중국, 이스라엘 등 39개국 70여명의 외교사절을 초청하면서부터 가속도를 받고 있다.

 대덕특구는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는 ‘첨단기술사업화 대전’에도 주한 외교사절 40여명을 다시 초청할 방침이다.

 대덕특구지원본부 및 벤처기업에 따르면 이달 현재 대덕특구 내에 외국인이나 외국업체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20여개로 투자액은 대략 2억5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대덕특구는 설립 초기부터 국내보다는 해외부문에 ‘올인’, 프랑스의 대표적인 과학집적 단지인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핀란드의 울루, 미국의 RTP(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등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해외 투자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텔레포스,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넷코덱, 자석 및 자석제품 제조업체인 휴먼 일렉스, 의약용 화합물 및 항생물질 제조업체 알에스텍, 그리고 코스닥 상장 기업 아이디스 등이 모두 외국업체와 투자유치를 통해 동반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5월엔 CPU 냉각 모듈 전문업체인 에이팩이 인텔캐피털로부터 300만달러 투자 유치를 받는 개가를 올렸다. 이외에 자동차 엔진전용 부품제조업으로 독일계 기업인 보쉬가 한국보쉬디젤에 6200만달러, 유럽의 반도체 다국적 기업인 ASM은 지니텍에 916만7000달러를 투자해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을 하는 레이트론이 일본 교토유지로부터 74만4000달러, 보안 SW개발 업체인 티에스온넷도 일본 후지쯔로부터 1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대덕특구 지원본부 송락경 사업단장은 “조만간 해외 기업이 대덕특구로 이전하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