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순간들]제이씨엔터테인먼트 김양신 사장(5)

[결단의순간들]제이씨엔터테인먼트 김양신 사장(5)

사업 아이템 변경을 결심하던 때 필자에게 온라인게임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제조에서 유통까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과 둘째, 게임이라는 양방향성 오락은 영원한 아이템이라는 점, 셋째 넓은 글로벌 시장이 기다리고 있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의욕을 갖게 된 것은 일찍부터 해외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업가라면 누구나 무한한 시장 개척의 꿈을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 2000년 온라인게임시장에서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시장에 과감히 도전했다. 그러나 2년 뒤 개인 재산 20억원으로 투자 손실비를 탕감하고, ‘레드문’과 ‘조이시티’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돈과 사람을 모두 잃은 혹독한 수업이었다.

 하지만, 2005년의 ‘프리스타일’ 대성공은 필자에게 또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전을 꿈꾸게 했다. 국내에서 비공개 서비스를 시작하자 해외 각국에서 먼저 러브콜이 오기 시작했다. 이번 만은 우리 스스로 상용화를 통한 확신을 갖고 싶었고, 여러 장벽들을 이제는 제대로 넘어가고 싶었다.

 2005년 3월. 드디어 한국에서 ‘프리스타일’ 상용화.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각 나라 메이저업체들의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또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프리스타일’은 해외시장 중에서도 중국과 미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중국시장은 초반 한국 온라인게임의 독무대였지만, 자국 게임이 성장하면서 빠르게 한국게임을 견제하는 형국으로 발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선택할 수 있는 파트너는 미국산 온라인게임으로 중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한 A사와 당시 막 게임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회사인 B사로 압축됐다.

 지난 5년 동안 여러 중국 기업들이 한국 게임을 수입해서 큰 성공을 거뒀고,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하여 거대 자본도 축적했지만 그 개발주체인 한국개발사들은 겨우 로열티만 받았을 뿐, 제대로 성장한 회사가 없었다. 필자는 “우리 게임으로 당신들을 성공하게 해주겠다. 그 대신 성공한다면 우리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라”는 색다른 제안을 했다.

 우리는 신생회사를 선택해 우리가 시도해 보고 싶었던 중국에서 성공 전략을 함께 실행해보자고 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마침내 B사로 결정됐다. 그 B사가 지금의 T2CN이다.

 서비스 인력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온라인 게임의 마케팅 경험도 제대로 없었고, 모든 기술 분야의 취약성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도와줘야 하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네트워크 환경은 한국과 너무나 달라, 한국에서는 잘 돌아가는 게임 프로그램이 거의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극심하고 끈질긴 해킹 시도에 우리 직원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할 때는 그만 중단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함께 겪으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게 되었고, 회사 직원들도 중국 시장의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프리스타일’은 중국에서 성공을 이뤄냈고 그 성공을 바탕으로 T2CN은 지금 IPO 준비에 한창이다. ‘프리스타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게임들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그때 이미 성공한 A사를 선택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물론 성공할 수도 있었겠지만, 실패했을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T2CN처럼 절박하게 목숨을 걸고 ‘프리스타일’의 성공에 매달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yskim@joycit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