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에서 첫 번째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업체가 탄생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1조원 돌파는 MRO e마켓이 국내에서 시도된 지 4∼5년 만에 이룩한 성과로 MRO 비즈니스가 시장에 뿌리내렸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명득 서브원(옛 LGMRO) 상무는 28일 “다음달 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라며 “올해 LG전자 계열사의 MRO 물량이 대폭 늘면서 1조원 벽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10월까지 서브원의 누적 매출은 9000억원이며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500억원으로 당초 목표치인 9000억원을 17% 웃도는 실적이다. 특히 이번 매출은 서브원의 MRO사업 부문만을 집계한 수치며 기업회계 기준에 맞춘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서브원은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지난해 MRO 부문 매출 7411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7746억원 매출을 기록한 아이마켓코리아 측은 현재 기업회계 기준상의 매출집계 및 추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MRO사업자로 줄곧 1위 자리를 수성해왔다.
◇‘1조의 의미’= 서브원이 올해 작년 대비 42% 급성장한 데는 LG전자·LG화학 등 LG 계열사의 MRO 물량 증가라는 배경이 있다. 양재훈 서브원 부장은 “올해 내부(LG계열사)와 외부 매출 비율이 8 대 2”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외부 비율이 30∼40%였지만 내부 비중이 늘어났다. 양 부장은 “2004년과 2005년에 계열사에 MRO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왔으며 올해 결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기업의 1조원 매출은 MRO 비즈니스의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김 상무는 “MRO는 대량으로 물건을 사다 다른 업체에 싸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구매 대행 비즈니스”라며 “구매 규모가 경쟁력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아이마켓코리아도 올해 MRO 부문 거래액(총액)이 1조2000억원(건설기자재 제외)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업체 모두 대량 구매의 힘을 얻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서브원이 기업회계 기준 매출에서 아이마켓코리아를 넘어설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기업회계 기준으로는 거래액 중 단순 에이전트 역할하는 경우와 계열 건설사의 건설기자재는 수수료만 매출에 포함시킨다.
◇‘전 세계에 우리 비즈니스모델(BM)을 알린다’= 국내 MRO e마켓플레이스 고속 성장은 해외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인다. 구매 효율화가 뿌리 깊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에서 열린 ‘미국구매관리자협회(ISM) 콘퍼런스’에는 현만영 아이마켓코리아 사장이 참가해 강의를 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해외에는 공구자재 등 상품 카테고리별로 MRO의 e마켓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처럼 원부자재까지 총괄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서브원 관계자는 “우리가 유통의 새 모델을 개척하는 셈”이라며 “1조원 매출 도달은 시장이 MRO e마켓플레이스의 효율성을 받아들여 사업성 검증을 끝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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