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토너량은 고무줄’
레이저프린터의 초기 토너량을 놓고 업계간, 소비자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레이저프린터는 다량의 문서를 고속으로 출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뿐만 아니라 가정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제품 판매시 내장돼 있는 초기 토너량이 제품 규격을 표시하는 광고 내용과는 차이가 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
사건은 프린터제조업체 A사가 자사 제품 광고에 초기 토너량 100%를 광고 홍보의 문구로 삼으면서 타사 제품의 토너량이 이에 못미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폭로한 것. A사가 조사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경쟁 프린터업체들이 프린터를 팔 때 초기 장착한 카트리지에 토너를 50%만 채워 판매, 사실상 원가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해당 프린터에 맞는 정품 토너를 구입해 인쇄한 결과, 초기 토너를 사용해 인쇄한 출력 매수보다 2배나 많게 나타나 결국 초기 토너량을 극히 적게 담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게 A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실제 프린터업체들이 광고의 소구점으로 삼는 출력 매수나 장당 출력비용이 실제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피해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서초동에 사는 C씨는 출력매수가 1500매가 되는 제품을 구매했지만 실제로 250매도 나오지 않는다고 구제 신청을 냈다. 조사 결과, 프린터업체들이 기준으로 삼는 장당 매수는 A4용지에 성형문자 한줄 정도를 인쇄하는 ‘프린트차트’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프린터업체들이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사실상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조샛별 한국소보원 홍보담당 과장은 “올해 접수된 프린터 관련 상담 120여건의 상당수가 프린터 토너 및 잉크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실제적인 사례를 파악해 피해구제방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