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출 `문화 마케팅` 바람

 ‘현지에 적응하라’

 해외 현지 주거문화와 생활습관을 이해하는 것이 가전제품 해외 수출의 필수요건으로 꼽히면서 가전업체들이 현지 문화를 고려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중소 가전업체들은 올해 수출 지역의 가옥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제품을 수출 전략 상품으로 개발, 해외에서 눈에 띄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들 기업은 내년에도 ‘현지인의 눈높이 맞추기’를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인도에서 판매에 들어간 아이스팩 장착 냉장고가 출시 6개월째인 지난 10월말 현재 인도 현지냉장고 판매량의 12%인 6만대까지 팔렸다고 28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신흥시장인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이 냉장고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인도 현지사정을 고려해 전원공급이 일시 중단되더라도 냉동실내 아이스팩이 냉기를 유지해준다. 이 회사는 4분기부터 유럽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코어프로젝트’ 계열 냉장고도 주거 공간이 협소한 유럽 가옥 구조에 맞춰 폭을 넓히는 대신 높이를 2m로 늘리는 전략이 주효해 내년에 유럽에서만 20만대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4년 출시한 3도어 냉장고 ‘프렌치 디오스’가 북미 시장에서만 4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전해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제품은 주거 공간이 넓고 대형 음식 보관을 자주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에 따라 양문형 냉장고처럼 좌우 공간을 분리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LG전자의 3도어 냉장고가 북미에서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도 내년에 북미에서 3도어 냉장고를 출시하기로 했다.

중견가전업체들도 유사한 성공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본 도시바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비데를 수출하는 노비타는 리모컨에 익숙한 일본문화를 접목해 리모컨을 장착한 비데를 선보여 일본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웅진코웨이도 올해 싱크대 내부에 장착하는 방식의 정수기를 유럽 지역 전략상품으로 출시, 호응을 얻고 있다.

박종환 삼성전자 DA총괄 경영지원팀 상무는 “가전제품은 생활 필수품으로 먼저 현지의 주거 문화와 생활 환경을 면밀히 연구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내년에도 해외 마케팅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