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 新 유통여지도](7)충북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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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북도 지역은 국토 지형상 남북과 동서를 연결하는 지역간 교류 중심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청주·충주·제천시 등 3개 시와 청원군, 증평군 등 9개 군으로 구성돼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2000년대 초까지 인구가 감소했으나 참여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서서히 인구도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다.

 특히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송산업단지는 행복도시의 배후 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IT·BT 등 첨단 업종의 벤처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285만평 규모의 오창단지 내 기업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배후 주거단지에 대한 주택 수요도 점점 늘고 있다. 오송 지역이 KTX 경부·호남 고속철도 분기역으로 결정된 것도 굵직한 호재다. 2010년 분기역 개통시 또 한차례 인구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충북 전자제품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송·오창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보급 확대로 인근 지역 상권에 신규 프리미엄 상권이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주 프리미엄 상권 ‘금천·용암·가경·복대동’=청주시는 행정 구역상으로 무심천을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한 흥덕구와 동쪽에 위치한 상당구로 분류된다. 하지만, 실제 상권은 청주 북부의 공단 지역과 아파트와 상가 지역이 많은 남부지역, 상가가 밀집된 중심 상가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지역의 핵심 상권은 남부 지역인 금천·용암·가경·복대동을 꼽을 수 있다. 이 일대는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중상층 고객 중심의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에서도 프리미엄 및 신제품 수요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중심 상가 지역에는 충북대와 예술회관 등 교육·문화시설과 상가 시설이 밀집돼 있다. 젊은 세대의 소비성 구매가 많은 편이다. 북부 지역에는 봉명 2동과 송정동 인근에 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생산 시설이 밀집돼 있다. 아파트보다 단독세대가 넓게 분포돼 있고, 외부로는 오창단지와 연결돼 있다. 특히 오창 단지와 인접한 율량동은 남부지역과 양대 축을 이룰 정도로 전자제품 상권이 확장 일로에 있다. 하이마트를 비롯, 전자랜드, LG전자 등 대다수의 가전 매장이 이 곳에 밀집돼 있다.

 ◇기업도시로 충주시 상권 ‘들썩’=충주시는 도심 지역과 ‘읍·면’단위의 외곽 상권으로 분류된다. 최근 이 지역은 지식개발형 기업도시로 선정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향후 4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함께 3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엠코가 충주기업도시 건설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도시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주 시가지의 북동쪽인 연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개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척박한 군 단위 상권=충북도내 대다수의 군 단위 지역 소비 패턴은 교통이 편리한 원거리 대도심으로 유출 현상이 심각하다. 보은군과 옥천군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 대부분 농업·관광 산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소비는 인근 소규모 상가거리나 인근 대도심권으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

 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의 소비보다는 중년층 이상의 소비가 주를 이룬다. 명절을 전후한 선물용 가전 구입이 비교적 많다. 군 보다는 시세가 큰 제천시의 경우에도 내륙 고속도로와 철도 교통이 편리해 원주시, 충주시를 비롯한 서울 지역까지 프리미엄 고객의 유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청주=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삼성전자 청주 복대점 

 ‘그곳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

 삼성전자 복대점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지난 2004년 오픈한 복대점은 2년 연속 고객 만족(CS) 실현 1등 점포로 선정된 곳이다. 최근 업계의 화두인 CS 전략을 시장 최일선에서 고객들에게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제품 매장 경력 30년의 노하우를 가진 정복진 사장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친절한 제품 설명에서부터 신속한 배송,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매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얼마 전 LCD TV를 두 번씩이나 반품했던 고객이 매장을 다시 찾아 재구매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비록 제품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직원들의 친절에 감동했다며 다시 매장을 찾아왔더군요.”

 정 사장은 “고객들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제품 판매 이후에도 세심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복대점은 올 초부터 전국 최초로 판매 전문점으로 전환하면서 직원들의 고객 응대 서비스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기존 판매와 영업, 배송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해야만 했던 판매 사원들이 본연의 업무인 판매에만 주력하면서 친절도가 한층 향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 7000만원 이상 제품 판매 직원에게는 소사장 자격을 부여,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고 있다. 판매 초과 이익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직원들도 사장이라는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일종의 비전 프로그램인 셈이다.

 복대점은 2세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유학파인 정종옥 대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최고의 매장인 강서 본점에서 한 달 동안 고객응대 및 판매 관리 등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대리점 운영에도 명분과 실리를 중시한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정 사장은 “자신의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가전 제품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고,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며 “전문성을 높이는 데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시간 날 때마다 일본의 선진 유통을 직접 보고 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사장은 “지난 30년간의 대리점 경영 노하우를 백서로 출간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며 “조만간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충북 청주 분평점

 “사람과 상품과 매장이 유기적으로 하나가 될 때 고객들도 움직입니다.”

 하이마트 분평점은 청주 지역 가전 대리점 종사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곳 분평점에서 올리는 매출액만으로 청주 지역 전체 1차 가전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자랑한다. 물론, 하이마트 국내 전체 매장 중에서도 선두 자리를 줄곧 놓치지 않는다. 내로라하는 서울의 유명 대리점을 제치고 지난해 매출 규모면에서 4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물론, 지방 대리점 중에서는 단연코 ‘톱’이다.

 이러한 고속 성장의 비결에는 송낙규 지점장의 몫이 컸다. 지난 99년 오픈 이후 7년간 분평점의 총 사령탑을 맡아 현재의 규모로 매장을 발전시켜왔다. 프로야구 유명 투수인 송진우씨의 친형이기도 한 그에게는 독특한 경영 철학이 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손해 보고 살자’는 것이다.

 “주차 딱지를 뗀 고객들을 위해 4만원짜리 봉투를 마련해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하루에 무려 100만원이 넘게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송 지점장은 “분평점으로 옮기기 이전에는 주차장이 그리 넉넉지 못한 청주 시내 중심권에서 매장을 운영한 적이 있다”며 “당시 우리 물건을 사러 온 분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가 없어 주차 벌금을 대신 물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일까. 당시 연을 맺었던 고객들은 현재까지도 송 지점장의 충성 고객으로 남아 있다. 철저한 고객 중심의 경영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즐비하다. 해박한 상품 지식과 친절함으로 무장한 송 지점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지 않다는 표정이다.

 편리한 주차 공간도 분평점만의 매력이다. 전체 부지 1200여평 가운데 20%인 매장 면적을 제외한 나머지 대지가 온통 주차 공간이다. 대전∼청주간 나들목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한데다 대형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어 고객 흡입력이 뛰어나다.

 분평점은 올해 대리점 오픈 7주년을 맞았다. ‘청주지역내 최고 점포 되기’ ‘한 가지 상품에서 최고 전문가 되기’ 등을 내건 ‘원 샷’캠페인을 전개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결손가정 돕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민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벌써 내년을 준비하는 송 지점장의 마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송 지점장은 “내년에는 1차 상권 점유율을 현재 50%에서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직원들에게도 훗날 이곳에 몸 담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청주 율량점 

 LG전자 청주 율량점에 들어선 순간 눈이 시원해진다. 탁 트인 매장과 환한 조명,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제품 전시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근 유행하는 와인 색상의 프리미엄 가전들도 매장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한다. 김선길 율량점 지점장 대행은 “요즘 고객들은 상품에 대한 지식 정보가 해박하다”며 “고객의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매장 구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율량점의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지난해 3월 오픈했으니, 이제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점포인 셈이다. 하지만 매장 역사가 짧다고 우습게 보면 큰 오산이다. 신생 점포이지만 청주 지역 LG전자 4개 대리점 가운데 매출액 규모에서 1위를 자랑한다.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 지점은 단골 고객이 많습니다. 한 번 다녀간 고객들은 또다시 이곳을 찾습니다.” 다소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단골이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려야 형성되는 것인만큼 신생 점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지점장 대행도 예상했다는 듯 말을 덧붙인다.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 지원을 통해 매장의 인지도를 확대하고 이미지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율량점은 지역 동사무소 등 지역 자치단체와 유대 관계를 맺고 불우이웃 김치 나누기 행사를 펼치는가 하면 지역 부녀회를 대상으로 LG전자 구미공장 견학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성모 꽃마을 정기 후원 행사 등을 통해 나눔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폭넓은 주민자치 행사 프로그램 지원이 단기간에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지난달에는 지역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청주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율량점은 최근 VIP 고객들에 대한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클로징 도어 세일(closing door sale)’이다. 매장 문을 닫은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VIP 고객을 초청, 신상품 정보도 제공하고 요리 이벤트 행사도 펼치고 있다. 김 지점장 대행은 “한 번이라도 우리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며 “올해 연말 마감 차원에서 감사 차원의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