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전쟁 플래시메모리카드](중)메모리카드 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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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시메모리카드는 현재 상용화된 메모리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은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제조업체 대상의 B2B 영역에서 소비자 대상의 B2C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낸드플래시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매년 30∼40%씩 떨어지면서 응용 수요처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제품에 채택되는 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플래시메모리카드 규격은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디지털카메라 업계의 전략적 접근이 아닌, 플래시메모리카드 업계의 사실상 표준(디펙토 스탠더드) 획득을 향한 사활을 건 싸움으로 옮아갔다.

 현재 세계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은 크게 공개규격(오픈스탠더드)과 배타규격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오픈스탠더드로는 멀티미디어카드(MMC)·콤팩트플래시(CF)카드가 대표적이다. 특정업체에서 독점적 지적재산권을 가진 배타규격에는 샌디스크·마쓰시타·도시바 3개사가 공동 개발한 SD카드, 소니의 메모리스틱, 올림푸스·후지쯔의 xD픽처카드 등이 경합 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규격은 SD카드로, 오픈스탠더드인 MMC와는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다. SD카드가 시장 지배 규격으로 등극한 배경은 공동 개발회사인 도시바·샌디스크·마쓰시타의 연계 협력에 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마쓰시타는 SD 지원 호스트를 개발했으며, 샌디스크는 판매채널을 다각도로 확보하면서 강력한 마케팅을 추진했다.

 xD픽처카드와 메모리스틱도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공급처가 한정되고 제한된 응용처와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이 정체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 오픈스탠더드 제품인 MMC는 공개규격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초소형·대용량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현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은 혼전을 거듭하다가 점차 2∼3개 규격으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그 배경으로는 휴대폰 채택이 가속화되면서 이미 세계 휴대폰의 50% 이상이 플래시메모리카드 슬롯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 음악에 한정된 휴대기기의 콘텐츠가 게임·드라마·교육·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사용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카드는 향후 가전기기·모바일기기·자동차 등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브리지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하고 기기·문화의 컨버전스화를 주도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에 따른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 규격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