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 지역 제조사 색깔따라 판세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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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공장이 들어간 지역의 가전유통은 우리가 잡는다’

국내 대형가전 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한 가운데 각 지역별로 삼성과 LG의 사업장이나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특히 유통 장악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각 사업장에 근무하는 삼성이나 LG의 직원들이 자사 제품을 선호하는 측면과 함께 해당 지역민들도 선호 브랜드로 이를 따라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자제품 전문유통점인 하이마트가 29일 수원지역 4개 지점과 창원지역의 3개 지점의 대형 가전 브랜드 매출을 비교한 결과 수원지역은 삼성전자가 55%로 LG전자보다 10%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창원지역은 LG전자가 55%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앞서 정반대 현상을 보였다. 수원지역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과 디지털미디어총괄의 사업장이 집중돼 있다. 창원은 LG전자의 백색가전 공장이 위치해있다.

하이마트의 관계자는 “전국으로 보면 삼성과 LG가 50대 50인데 수원, 창원 등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며 “특히 디지털프라자(삼성전자), 하이프라자(LG전자) 등 제조사의 유통대리점 판매와 사원들의 직원 구매 등을 고려하면 해당 지역에서의 브랜드별 매출 차이는 더욱 클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역별로 삼성전자가 뚜렷하게 강한 곳은 수원과 광주를 들 수 있다. 특히 광주는 본래 LG이노텍 본사가 있다가 서울로 이전하고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공장이 들어서며 지역 선호 브랜드가 변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최근 아산·탕정·천안 지역은 삼성전자의 LCD패널 공장이 들어서며 새롭게 삼성 선호 지역으로 부상 중이다.

반면 LG전자는 창원와 함께 LG화학·LG생활건강·LG노텔 등의 사업장이 위치한 청주에서 강세다. 또 파주에 LG필립스LCD의 7세대라인이 가동하며 새롭게 주도권을 장악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사업장이 집중된 구미(삼성전자는 휴대폰제조공장, 삼성코닝 사업장, LG전자는 PDP패널, TV제조공장, LG필립스LCD의 사업장)는 중립 지역이다.

이같은 현상은 두 회사의 대리점(직영점 포함)출점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일테면 청주와 창원은 LG전자의 대리점이 각각 12개와 7개로, 삼성전자의 9개, 5개보다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통점은 경쟁사가 진입하면 따라서 들어가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긴 힘들다”면서 “그렇지만 일부 지역에서 차이는 존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광주같은 지역은 LG전자 대리점이 많았다가 삼성쪽이 점차 늘어나 현재 거의 똑같아지는 등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