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IT산업 결산]솔루션

 올해는 소프트웨어(SW) 강국을 건설하려는 참여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공공SW구매 혁신방안’ ‘용역계약일반조건의 SW사업계약조건 제정’ ‘SW사업계약조건과 SW사업의 제안서보상기준 등에 관한 운영규정’ 등 다양한 지원책이 제시됐다. 보안 분야 역시 리니지 명의도용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각종 개인정보들이 공공기관·민관기업 할 것 없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새로운 경각심을 심어줬다. 주요 SI업체 중 하나인 현대정보기술의 주인도 새로 바뀌었다. 국산업체의 X인터넷 분야 약진은 올해 SW산업계를 훈훈하게 해주는 뉴스였다. 연간 매출면에서 500억원을 돌파하는 SW기업이 탄생했고, IT서비스 업계는 매출 2조원대로 들어섰다.

 

 ◇SI·정보화

 IT서비스 업계에선 포스데이타 중국법인 설립, 삼성SDS 수출 누계액 5000만달러 돌파, LG CNS의 컨설팅 조직 사업부 체제로 전환 추진, 삼성·LG 그룹의 u시티 브레인풀 구성 등 굵직한 사안이 올 한해를 장식했다.

 중견 IT서비스 업계의 눈에 띄는 뉴스로는 쌍용정보통신이 지난 2001년 이후 5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재기 가능성의 불을 밝힌 점이다. 올해 목표인 2500억원 매출과 영업이익 2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정보기술이 미라콤아이앤씨에 인수된 지 2년 6개월여 만에 성호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맞게 됐다는 것도 시선을 모았다.

 미라콤아이앤씨와 한국HP의 지분을 성호그룹 산하 호성 외 4개 업체가 인수하면서 대주주가 변경됐다. 이영희 정부통합전산센터 기술지원단장은 백원인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정보기술 사장이 됐다.

 지난 11월 초 정부는 ‘SW사업계약조건과 SW사업의 제안서보상기준 등에 관한 운영규정’을 신설했다. IT서비스 업계가 그동안 건의해왔던 내용들이 규정에 일부 반영, 3D 업종으로 불리던 IT서비스 산업의 환경을 개선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참여정부의 후반기에 들어선 올해 전자정부지원사업은 연초부터 ‘조기 발주’의 기치를 들고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총 54개의 올해 전자정부 사업 가운데 70% 이상이 상반기에 조기 발주되는 결과를 나았다.

 행정정보공유추진 프로젝트와 도로명부여 사업 등은 올해 관련 법이 제정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통합형사사법체계구축 사업 등 일부 전자정부 사업은 검·경 등 통합 주체간 이해관계 등으로 내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LG·SK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전자정부사업 독식 현상은 올해도 계속됐다. 2004년 이후 업체별 주사업자 수주건수는 총 146건 가운데 삼성SDS가 31건(21%), LG CNS는 39건(27%), SK C&C가 11건(8%)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같은 대기업 틈바구니 속에서 솔리데오시스템즈 등 일부 중소 IT서비스 업체들이 건축·식의약품 등 전문분야에서 전자정부 사업을 단독 수주하는 등 중소 전문 SI업체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금융 IT시장에선 대형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화제를 뿌렸다. 특히 3000억여원을 투자해 유닉스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빅뱅방식을 도입한 신한은행의 차세대 사업은 향후 개방형 플랫폼 중심의 차세대 사업의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00억원대를 넘는 농협과 하나은행, 증권선물거래소(KRX)의 차세대 시스템이 연말과 연초를 달굴 전망이다.

 또한 몇 년째 관심을 모아온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 움직임도 관심을 끌었다. 은행권에선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의 IT 아웃소싱 무산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내년 만원권 신권 도입에 따른 ATM 시장의 활성화도 올해 주된 움직임이었다. 이 과정에서 청호컴넷, 노틸러스효성, LG엔시스, FKM 등이 각각 3000∼4000대의 물량을 공급하며 실적을 올렸다. 자석식 카드를 IC칩 카드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스마트카드의 장당 가격이 79센트 이하로 떨어지면서 확산의 기반을 마련했다.

 

 ◇보안

 올해는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 연초부터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명의 도용사건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공공기관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 게임사들이 이용자 보안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게임사들은 올해 들어 게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각종 네트워크와 시스템 보안 솔루션은 물론 사용자 PC보호를 위해 실시간 게임보안 솔루션, 일회용비밀번호(OTP) 솔루션, 윈도 보안패치 서비스 등을 대거 도입하며 자체 보안을 강화했다. 기업들은 해커와 보안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보안대응팀도 구축했다.

 안전한 전자금융 거래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활발한 한 해였다. 은행들은 이채 한도에 따라 보안 등급을 설정했으며 OTP솔루션과 보안 토큰 등을 확산하며 기존 보안 상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산업적으로 올해 국내 보안 기업들은 시장 개방의 높은 파고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국제공통기준상호인정협정(CCRA)에 가입하고 국내 보안 시장을 개방했다. CCRA 가입으로 국내 보안 기업들은 국내에서 인증받은 정보보호 제품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게 됐으며 외국 기업은 국내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때문에 국제공통기준평가(CC)를 받으려는 기업이 늘어나 정보보호 평가 적채 현상이 일어났다.

 중국 해커들의 국내 침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웹 애플리케이션 공격이 늘어나면서 올해 웹 보안용 제품 출시가 줄을 이었다. 또, 공격야후, NHN, 엠파스 등 대형 포털이 앞다퉈 무료 백신 서비스에 나서 안티 바이러스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SW·HW

 올해 소프트웨어(SW)업계 최대 화두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다. 주요 외국계 SW업체들이 이슈를 선점한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티맥스소프트가 이들과 경쟁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이 전사 또는 업무 차원의 SOA 구축에 나서면서 내년 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외국계업체와 국내 업체 간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이 장악했던 SMB 시장에 외국계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혈전이 벌어졌다. 그 결과 외국계업체들은 SMB 시장에 기틀을 잡은 반면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제품으로는 X인터넷으로 가장 관심을 모았다. X인터넷은 미들웨어와 업무프로세스관리(BPM)에 세 번째로 국산 SW가 외산 제품을 압도하는 분야이기도 했다. X인터넷 대표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활발하게 개척하며 우리나라를 X인터넷 종주국으로 만들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오라클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MS는 지난 회계연도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섰고, 한국오라클도 사상 최고인 2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SW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올해 티맥스소프트와 안철수연구소가 매출 500억원 달성이 확실시되면서 국내 SW업계에도 매출 500억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 또 영림원소프트랩 등 10여개 SW업체가 매출 100억원 달성을 예약하면서 100억원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됐다.

 정책적으로도 법·제도 개선이 크게 이뤄졌다. 정부는 특히 지난 3월에는 ‘공공SW구매 혁신방안’을 내놓고 공공분야의 불합리한 구매관행 개선을 선언했다.

 SW공공구매 분야 제도개선의 가장 큰 성과는 ‘용역계약일반조건의 SW사업계약조건 제정’으로 거론된다. 내용은 과업내용변경에 따른 대가 인정, 산출물의 지재권에 대한 사업자 귀속 인정, 하자보수와 유지보수의 기준 명확화, 하도급 사업의 사전 승인 의무화, 개발인력의 작업장소에 대한 유연성 제공 등이다. 그동안 발주기관과 SW사업자 간 SW사업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표준계약서가 없어 SW사업 계약 후 많은 문제와 분쟁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피해가 SW사업자에 전가되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더불어 SW사업 제안서 보상기준 마련 및 시행도 업계의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특히 이러한 부문은 정보화 사업이 국가계약법 상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지금까지 악순환 구조를 개선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다.

 하드웨어(HW) 업계는 프로세서에서 시작해 프로세서로 끝난 한해였다. 먼저 x86서버 분야. 인텔이 당초 계획보다 1분기 이상 앞당겨 듀얼코어 프로세서,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출시, 옵테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내놓은 AMD와 숨가쁜 경쟁을 벌이면서 x86서버 시장을 둘러싸고 벤더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부동의 1위인 한국HP를 따라잡기 위해 한국IBM, 델코리아, 삼성전자가 한치도 내다보기 힘든 2위 경쟁을 벌였다. 한국IBM은 2분기 한국HP의 시장 점유율을 턱밑까지 쫓아갔고,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2위를 꿰차는 파란을 일으켰다. 1웨이 서버 위주의 가격 경쟁이어서 벤더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중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은 1년 이상 계속된 한국HP 독주 체제가 무너졌다. 듀얼코어 아이테니엄2 프로세서 출시가 연기된 틈을 타 파워5+ 프로세서를 내세운 한국IBM이 2년 만에 유닉스 서버 1위(3분기)를 차지했다. 한국썬은 로엔드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1위를 지켰고 한국후지쯔도 지난해 대비 한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HP는 점유율은 잃었지만, SK텔레콤, 삼성생명 등 굵직굵직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성공시키면서 다운사이징 맹주임을 재확인했다.

 테라바이트 당 가격 하락으로 스토리지 체감 경기는 낮아졌지만 실제 시장 규모는 성장했다. 상반기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이 2.8% 성장했고 하반기에도 비슷한 성장규모가 예상됐다. 은행권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 공공기관 재해복구(DR) 등 각 분야마다 스토리지 중심의 프로젝트를 많이 발주했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1호 사업자 선정이 연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방송업계가 내년 대규모 스토리지 도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도 연말 HW업계를 들뜨게 했다.

 <솔루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