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노트북PC가 300만원대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플래시 탑재 노트북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장착한 것보다 부팅 시간을 절반 가량 줄이고 안정적이며 가볍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3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다 저장 용량도 32GB급이 최고 수준이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인텔이 내년에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에 플래시메모리를 집적하는 ‘롭슨(Robson)’기술을 적용한 노트북용 CPU ‘산타로사’를 내놓고 시게이트가 테라바이트(TB)급 소형 HDD를 상용화할 예정이어서 이른 시일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저장장치로서의 플래시 탑재는 용도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다.
◇플래시 노트북 왜 비싸나=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노트북은 지난 5월 삼성전자(센스 NT-Q30/SSD)를 필두로 소니(바이오 VGN-UX90PS), 후지쯔(라이프북 FMV-Q8230)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제조회사이자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제품들은 300만원대(32GB 기준) 안팎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아예 오프라인 매장에 내놓지 않고 인터넷 주문 판매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와 후지쯔 역시, 일본 내수에서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해 해외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 못하다.
이같은 높은 가격대는 플래시 가격에서 기인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3사에 공히 제공되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메모리(SSD: Solid State Disk)는 공급 가격이 100만원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급 용량의 HDD가 5∼6만원대에 거래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성능면에서 매력적일지 몰라도 대중성을 확보하기에는 가격면에서 시장성이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플래시메모리 노트북이 주력 모델로 떠오르려면 적어도 40nm급 고집적 기술이 적용되는 2008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 내년 상반기 후속 제품 출시= 반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시장에서 흡수 가능한 후속 제품(노트북PC)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32GB급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을 상당히 낮추거나 메모리 집적도를 64GB급으로 올려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PC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윈도’운영체제(OS)를 지원하는 노트북의 주력 모델 가격대가 100∼150만원대이고 HDD도 100GB급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율 제고와 시장성 확보 등에서 삼성의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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