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00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둔 위성DMB의 킬러 콘텐츠로 음악·영어학습 등 오디오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위성 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대표 서영길)와 프로그램제공자(PP)에 따르면 방송 초기에는 비디오 채널 시청률과 오디오 채널 청취율 비중은 8:2 정도로 비디오 채널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오디오 채널 청취자들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6:4 정도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특히 출근 시간인 오전 7시∼9시 사이에는 오디오 채널 청취율이 비디오 채널 시청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디오 채널의 이 같은 선전 배경에 대해 관계자들은 “채널 특성에 맞고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성DMB가 지상파 DMB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오디오 콘텐츠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택과 집중=음악방송이 중심인 오디오 채널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타깃을 정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게 프로그램을 꾸미는 것이 유효하다. 오디오 채널 19개 중 가장 많은 8개의 논스톱 채널(24시간 음악방송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PP인 EM미디어(대표 유순태)는 소비자에게 다량의 음악을 들려주기 보다는 원하는 곡을 자주 들려주는 전략을 택했다.
예컨대 오디오 채널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최신인기가요’의 경우 매일 TU에서 제공하는 청취율 자료를 토대로 담당 PD들이 3개월마다 편성을 새롭게 한다. 또 곡 단위로 편성을 해 청취자들이 채널에 접속했을 때 언제든 음악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EM미디어의 전략이다.
와미디어(대표 김기덕)의 DJ 채널 ‘파워스테이션’ 역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거둔 예다. 주 청취자가 20대인 점을 고려해 음악구성 뿐만 아니라 진행방식도 차별화했다. 김동기 팀장은 “모든 DJ들이 서서 진행하기 때문에 목소리 자체가 다르고 훨씬 더 다이내믹하다”며 파워스테이션만의 독특한 진행방식을 설명했다. ‘DJ 콘테스트 배틀’ 등 청취자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파워스테이션만의 특징이다.
◇틈새시장 공략=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을 공략해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여성전용채널인 TU 레이디와 윈글리시(대표 어명신)가 그 예. 특히 윈글리시는 영어학습 프로그램으로 위성 DMB 방송 초기부터 관심을 끌어 지속적으로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규복 윈글리시 DMB콘텐츠 팀장은 “출퇴근길에 DMB 방송을 자주 듣는 점을 고려해 기존 어학 방송에 오락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 선전비결 같다”고 설명했다.
편성 전략도 연령대와 청취자의 요구를 고려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공부하려는 직장인을 위해서 12시에는 토익 강좌를 배치하고, 심야시간에는 성인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발전 가능성=가입자 100만명 시대를 앞 둔 위성DMB의 경우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축된 상태다. 앞으로는 거기에 담을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와 관련해서 김벽수 티유미디어 상무는 위성 DMB에 적합한 콘텐츠 모델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신규 미디어인만큼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한 콘텐츠 전문가는 “최근 일부 채널의 선정성 시비가 있긴 하지만 개인 미디어로써 위성 DMB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매체 특성상 이용자와 상호 소통하는 모델을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