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분야 지구촌 잔치인 ‘ITU텔레콤 월드 2006’이 4일 오전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AWE) 전시장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올해는 MS·KDDI·화웨이·시스코·루슨트·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 통신사업자와 단말기업체가 참여해 차세대 네트워크(NGN)·와이맥스·와이브로·G-PON·HSDPA 등 신기술을 겨룬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160개국에서 최고경영자와 IT·통신 담당 장관 등을 포함해 5만여명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KTF 등 통신 분야 대기업이 대거 참가해 와이브로·HSDPA·위성DMB·디지털홈·지능형 로봇기술 등을 선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인만큼 전 세계 통신 전문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미 IT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이들 통신업체의 첨단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상당 부분 검증된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첨단 기술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과 반응을 면밀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개선한다면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창출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기존 행사와 달리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아시아 업체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며 중국이 미래 통신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우리 기업을 비롯해 화웨이·차이나모바일·도시바·NEC 등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이른바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기업이다. 지역적인 기반이 같다는 점에서 동반자 관계라고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는 생존 경쟁자라는 게 현실적이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차이나넷컴 등 이번 텔레콤 월드에 처음 참석하는 중국 기업들은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사 참여는 중국 통신업계가 세계 시장 공략에 한층 고삐를 틀어쥘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업체는 아시아 업체 간 경쟁 환경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인 기술우위전략과 차별화한 제품 개발 및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행사 기간에 정보격차 해소가 중요한 이슈로 논의될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빈민들을 위한 은행인 그라민 은행의 창설자이자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사전 개막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5일 시작되는 심포지엄에선 정보격차 해소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IT강국인 우리나라가 그간의 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ITU는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해소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ITU는 일찌감치 ‘커넥트 월드 이니셔티브’를 주창, 정보화 부국과 빈국 간에 의사소통의 필요성과 IT의 보편적인 확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우리도 이에 적극 동참해 국가 간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향도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 ITU 행사 기간에 열리는 심포지엄에선 정보화 혜택에서 제외된 국가에 정보화 혜택을 주고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첨단 테크놀로지가 기여하는 방안을 중점 논의한다. 우리가 이런 논의에 적극 참여해 대외 위상을 높여야 한다.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의 사회 인프라 구축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가 이 같은 전시회 참여를 통해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해소에 앞장설 때 IT강국 코리아는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