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바람으로 `술렁`

 세계 반도체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월 블랙스톤그룹 주도의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이 세계 최대 휴대폰 칩 제조업체인 프리스케일세미컨덕터를 176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LSI로직과 퀄컴이 잇따라 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DVD플레이어·데이터 스토리지용 전문 반도체 업체인 LSI로직이 휴대폰 칩 전문기업인 아기어시스템스를 약 40억달러 규모의 주식 스와프를 통해 인수키로 했다.

주식교환 비율은 아기어시스템스 한 주당 LSI로직 2.16주로, LSI로직은 3억79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인수할 예정이다. LSI는 이를 통해 합병 회사의 지분 52%를 확보하는 한편 고속 성장세를 구가중인 휴대폰 칩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SI로직 측은 “양사의 합병으로 2008년부터 연간 1억25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만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며 “각 사의 핵심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CDMA 원천기술 업체인 퀄컴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퀄컴은 LSI로직과 같은 날 RF마이크로디바이스의 블루투스 칩 사업 부문과 무선 칩 업체인 에어고네트웍스를 동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블루투스 사업부의 인수금액은 3900만달러로 밝혔지만 에어고의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퀄컴 측은 블루투스와 무선랜 기술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하기 위해 이 회사들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일련의 M&A에는 사모펀드들이 가세하며 더욱 가열되는 모습이다.

프리스케일의 매각은 지난 2005년 113억달러를 기록했던 ‘선가드딜’ 이래 미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지난달 미국 칼라일그룹으로부터 약 55억달러에 인수 제의를 받은 세계 최대 반도체패키징 업체인 대만 ASE 사례 역시 대만 IT 사상 최대 규모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