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게임대전]비디오 게임

 비디오게임업체들에게 12월 크리스마스에서 이듬해 3월 신학기로 이어지는 시기의 게임시장 공방전은 1년 성과 전체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된다.

 이 전쟁은 특히 글로벌 패권을 놓고 다투는 양축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SCE)의 대리전이기도 하다. 한국시장도 이 흐름의 예외는 아니어서 글로벌 게임전쟁의 열기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뜨거운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일단 양측의 승부 초점은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을 국내에 먼저 출시한 ‘MS의 창이냐’, 아니면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3’의 국내 출시에서 다소 뒤지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인기를 누려온 두터운 타이틀 라인업을 갖춘 ‘소니의 방패냐’로 압축된다.

 한국MS(대표 유재성)는 ‘X박스360’을 앞세워 한국의 차세대 플랫폼시장을 선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어즈 오브 워’ 등 X박스360 전용 대작 타이틀을 북미·일본 시장과 별다른 시차없이 한국에 선보인 것도 겨울시장을 반드시 잡겠다는 그만큼 강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한국MS는 ‘X박스360’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CJ조이큐브와 함께 스키장 등 겨울시즌에 맞는 특화된 장소를 찾아 대규모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적극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윤여을, SCEK)는 PS2·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가 여전히 겨울시즌에 꾸준한 인기를 갖고 있다고 판단, 내년초 PS3 국내 출시 전까지는 기존 제품들의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PS2 국내 발매시기가 1년 가량 일본에 뒤졌던 것을 의식, 한국내 PS3 출시는 반드시 6개월 이내로 좁힌다는 배수진도 함께 쳐놓고 있다. 이를 위해 PSP 여자대학 순회 프로모션, 겨울 스키장·백화점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통한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SCEK는 PS3의 국내 시장 계획(출시시기, 가격 등)이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며, 사실상 모든 PS3 관련 사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그만큼, 철저히 베일에 가려 시장 기대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닌텐도는 최근 북미시장 발매 이후 8일만에 60만대가 팔려나간 ‘위(Wii)’의 기세를 한국에서 어떻게 이어갈지가 이번 겨울 구상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닌텐도는 그동안 닌텐도 기기 및 타이틀 국내 총판 역할을 했던 대원씨아이와 한국지사인 닌텐도코리아의 역할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지도 올 겨울 숙제로 남겨놓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유재성)는 이미 언리얼3 엔진을 활용한 초특급 1인칭슈팅게임 ‘기어즈 오브 워’와 전세계 수백만명의 고정팬을 가진 ‘DOAX 2’를 X박스360 전용으로 출시, 본격적인 타이틀시장 공략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10년간 세계 축구게임 마니아를 열광시키며 꿈의 축구게임으로 불려왔던 ‘월드 사커 위닝일레븐X’가 처음으로 X박스360용으로 탄생, 이달안에 발매될 예정이다.

 ‘위닝 일레븐X’까지 포함시켜 총 20개의 X박스360용 신작 타이틀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게임기는 시판했으나, 타이틀이 없어서 즐기지 못했던 X박스의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맞수인 ‘PS3’의 출시 시기와 가격 이슈로 한껏 고무돼 있는 MS로서는 이번 기회에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버리겠다는 심산인 듯 의욕적이다. 또 DVD 영상보다 2배 이상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스맥다운 시리즈의 신작, ‘WWE 스맥다운 대 로우 2007’도 선보였다.

 장르의 다양화 뿐 아니라 X박스360으로 특화된 타이틀을 한꺼번에 출시, 겨울시즌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태세다. 전체 이용가 게임인 독특한 분위기의 육성시뮬레이션 게임 ‘비바 피냐타’도 내놓고,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에서부터 성인층까지를 동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2월 X박스360이 출시된 후 선보이는 전용타이틀은 X박스 라이브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게임까지 포함해 총 100여 개에 이르게 된다.

 김대진 한국MS 상무는 “타이틀 라인업 보강으로 다시 한 번 실감나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X박스360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윤여을, SCEK)는 이달말까지 자사 ‘플레이스테이션(PS)2’용 신작 게임 16개와 ‘플레이스테션포터블(PSP)’용 20개 등 모두 36개의 신작 타이틀을 집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에서 발매된 PS2용 게임 타이틀의 누적 수량은 530여종에 이르게되며, PSP 게임도 130종을 넘어서게 된다.

 소니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춰진 내년 2, 3월로 예정된 차세대게임기 ‘PS3’의 한국 출시 시기를 감안, 신작 타이틀 공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 왕국’의 자존심을 최대한 길게 잡아, 내년초 PS3 출시 때까지 시장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전히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PS3의 한국 출시 시기는 유럽시장 출시 시기인 3월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SCEK의 법인 설립일이 끼어있는 2월로 한국 출시일이 전격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SCEK는 ‘PS3 미디어워크숍’을 열고, 국내 최초로 PS3의 주요 기능을 공개하며 인기몰이에 시동을 건 바 있다.

 PS2용 신작으로는 ‘NBA07’과 ‘모두의 골프’ 등 인기 스포츠게임이 이미 나왔으며, ‘신귀무자 다운오브드림즈’ ‘심즈2 펫츠’ 등 기대작들이 대거 쏟아지게 된다. PSP용으로도 ‘콜오브듀티3’ ‘니드포스피드 카본’ ‘진삼국무쌍 빅히트’ 등 역대 겨울시즌 라인업 중 가장 화려한 타이틀들이 한꺼번에 출시된다.

 윤여을 SCEK 사장은 “완벽한 작품성에 한글화 지원으로 겨울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닌텐도 ‘위(Wii)’ 한국에선?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위(Wii)’가 지난달 북미에 첫 출시된 뒤 8일만에 60만대가 팔려나갔고, 지난 2일부터는 일본시장까지 강타하고 있다. 닌텐도 측은 연내에 전세계 400만대 판매를 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세계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위(Wii)’의 국내 발매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게임큐브, 닌텐도DS 때와 달리 한국에 닌텐도코리아가 설립된 만큼, ‘위’의 국내 출시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만 있을 뿐이다.

 닌텐도는 이전 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에서의 ‘위’ 대중화에 나설 전망이다. 게임큐브, 닌텐도DS 때와는 달리 게임 타이틀의 한국내 생산 및 써드파티 도입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장에서도 닌텐도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든든한 배후지가 형성되고, MS와 소니를 위협할 만한 시점에 이른다면 전면적인 국내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