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1년 지난 4인의 CEO에게 묻다

‘주식상장, 독인가 약인가?’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항상 겪는 고민 가운데 하나는 ‘상장을 해야 하느냐’와 ‘상장을 한다면 자신과 회사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까’일 것이다. 특히 주변에서 상장을 통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해당기업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는 게 비상장사 CEO들의 토로다.

과연 상장 후 CEO의 만족도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일까. 최근 잇따라 상장 1주년을 맞이한 이상네트웍스(e비즈니스·9월)의 조원표 사장, 가비아(호스팅·10월)의 김홍국 사장, 서린바이오사이언스(바이오·10월)의 황을문 사장, 성일텔레콤(부품·10월)의 조주환 사장 등 4개 코스닥상장 기업 CEO에게 몇 가지 공통된 질문을 해보았다.

◇주가 불만, 후회는 안 해=“주가에 만족하는 CEO는 없을 것이다.”4명 CEO들의 공통적인 대답이었다. 김홍국 사장(40)은 “누구든 자신의 회사에 대한 평가가 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조주환 사장(57)도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으며 현재 주가에 대한 안타까움을 설명했다. 상장을 후회하는지에 물었더니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단지 “주가가 떨어져 주주 등으로부터 항의를 받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있었다.

◇상장, 경영에 큰 도움=상장 후 순효과로 기업 인지도 및 신뢰도 상승과 이에 따른 마케팅과 우수 인력 채용이 쉬워졌다 점을 꼽았다. 온라인 B2B사업을 하는 조원표 사장(39)은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새 사업 모델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어려움이 컸다”며 “그러나 상장 후에는 우리회사를 아는 이가 70% 이상 됐고 서비스 신뢰도 역시 매우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김홍국 사장도 “도메인 및 호스팅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기업이라는 사실은 향후 몇 년간 (마케팅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이슈”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나=CEO들은 상장 전과 비교해 책임감이 늘고 더욱 바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황을문 사장(54)은 “상장기업 CEO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그동안이 ‘알의 세계’였다면 상장 후에는 ‘(알에서 부화한) 새의 세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원표 사장과 김홍국 사장은 ‘대외 활동이 많아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김홍국 사장은 “상장 전에는 직원들과 식사도 하고 운동도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으나 상장 후에는 힘들어졌다”고 아쉬워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4개사의 종가는?

 지난해 9월과 10월 사이에 거래를 시작했던 이상네트웍스, 가비아, 서린바이오사이언스, 성일텔레콤 등 4사의 주가는 상장 1년여가 지난 6일 현재 이상네트웍스와 성일텔레콤은 비교적 큰 폭 올랐으며, 서린바이오는 보합 유지, 가비아는 다소 빠졌다. 하지만 이상네트웍스와 가비아는 각각 한차례 무상증자를 해 직접적으로 비교는 무리가 있다.

 이상네트웍스는 9500원으로 공모해 최고 5만7300원까지 상승했다가 6일 종가는 3만2900원이었다. 서린바이오사이언스와 성일텔레콤의 공모가는 1만원과 3600원이었으며 각각 작년 말 1만9000원과 7030원까지 올라갔다가 6일 1만650원과 6700원에 마감했다. 가비아는 무상증자를 무시할 경우 공모가인 5600원보다 낮은 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