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달굴 글로벌 인터넷 트렌드는 ‘공유’와 ‘참여’를 전제로 하는 웹2.0과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시대를 여는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멀티미디어 콘텐츠까지 포함하는 인공지능검색 등이 될 전망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세상은 최근 크게 활성화한 1인 미디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맥이 닿아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싸이월드와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 일본 믹시, 중국 큐존은 이미 1인 미디어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산업의 지도를 바꾸며 급성장한 서비스 뒤에는 수억, 수천만 네티즌이 참여해 직접 만들어낸 콘텐츠의 힘이 있었다.
각 국의 1인 미디어 서비스는 자국 UCC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을 준비한다. 향후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펼쳐질 선점 경쟁은 공급자 중심의 플랫폼 우열이 아닌 콘텐츠 우열에 더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누가 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조기에 풍부하게 확보하느냐와 함께 사용자가 콘텐츠를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IT환경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콘텐츠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세계 유수 언론은 한국이 인터넷 서비스 선도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비롯해 치열한 경쟁환경, 창의적인 서비스 기획 능력을 꼽은 바 있다. 또 컨버전스 및 유비쿼터스 트렌드를 앞서 수용하며 세계 최고 IT인프라를 보유한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혁신적인 인터넷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경쟁력 있는 UCC 창출에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인 네티즌도 한몫을 했다.
이제 이러한 배경을 발판으로 글로벌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발빠른 시장 선점이 필수다. 미국에서 가입자 1억3000만명을 확보한 마이스페이스닷컴은 얼마 전 일본에 이어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싸이월드는 지난해 6월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일본·미국·대만·독일·베트남 6개국 진출을 1년 반 만에 완료했다. 로컬 콘텐츠 시장이 완전히 성숙하기 전에 시장 진입을 완료해 네티즌의 인식 속에 선두로 자리잡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진정한 지역화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가치·성정·기호를 면밀히 살피고 분석한 후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수용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싸이월드는 지난해 미국법인 설립 이후 수차례 현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다인종 사회의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의상·감정표현 등을 지닌 미니미를 개발, 적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로컬화 전략은 중국·일본·대만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전개된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와 적절히 결합된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한다. 제아무리 훌륭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를 구비하더라도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 없이는 서비스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 더군다나 웹2.0 트렌드에서 수익모델은 기존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서비스 가치와 디지털 아이템 등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과 UCC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수익배분 프로그램 등 선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웹2.0 기반 서비스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 나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국내 인터넷 1인 미디어 서비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주는 국내 네티즌의 역할이 주효하고 있다. 급성장 중인 인터넷 콘텐츠 산업은 향후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대형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다.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만큼은 우리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과 능력은 이미 갖고 있으며 여기에 수준 높은 글로벌 마인드가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의 일등이 세계 일등이 되는 날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머지않을 것이다.
◆박인환 SK커뮤니케이션즈 경영전략실장 ianpark@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