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독점적 지배력을 유지해온 시내외 전화시장이 내년부터 실질적인 경쟁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시내·시외·국제전화로 나눴던 기간통신 역무를 하나로 단순화해 경쟁을 촉진하되 지배적 사업자와 후발 사업자 간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접속료 산정방식을 바꾸거나 가입자선로 공동이용제도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비대칭 규제방안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부는 오는 11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관으로 ‘통신사업(기간통신역무) 분류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특히 새 기간통신 역무로 부상한 인터넷전화(VoIP) 시장 활성화에 따른 시내전화역무 개념의 변화 가능성도 타진될 예정이다. 또 유선 내 역무단일화 안과 함께 유무선 역무를 모두 합해 사업자에 개방하는 안까지 제시될 예정이서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큰 방향(기간통신역무)을 단순화하면 시내외 전화 요금 단일화, 통화권역 광역화 등은 시장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요금이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어 지금은 시내외 기간통신 역무를 하나로 묶을지 그대로 둘지 등을 공론화하는 단계”라고 말해 역무 개편작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소비자가 집에서 전화를 걸 때 시내·시외·국제전화 회선이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입자선로를 통한다”고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후발 전화사업자와 인터넷전화사업자가 특별한 장애 없이 얼마나 싸게 KT의 가입자선로를 이용(접속료)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는 통화권역 광역화 등을 통해 1회 통화(도수) 시 180초에 39원인 시내통화요금과 10초에 14.5원인 시외통화요금의 차이를 줄일 방법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시내외 전화역무 단일화에 따른 시장변화, 요금체계 개선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지배적 사업자인 KT 측은 “KT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시장과 고객 자체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시내외 역무통합에 따른 실질적 시장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통부가 지난 96년 1월 시외전화, 99년 4월 시내전화에 각각 경쟁체제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시장의 85%(시외전화 사전선택 가입), 92%(시내전화) 이상을 KT가 지배하고 있다”며 “경쟁촉진을 기본 정책방향으로 유지해온 정통부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소비자 편익 증진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외전화 시장 점유율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