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자소재(EM) 업체 롬앤드하스가 3000만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3개 지역의 반도체 소재 부문 연구개발(R&D) 역량을 국내로 이전, 통합한다.
그동안 인터넷·SW 분야 다국적 기업이 국내 R&D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전자소재 업체가 가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 규모도 올해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유치한 16건과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에 해당된다.
7일 롬앤드하스 한국지사 측은 “그동안 아시아 3개 지역인 중국·일본·대만에 분산됐던 포토레지스트(PR) 등 반도체 소재 분야 R&D 기능을 신설되는 한국연구소에 통합하기로 했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 고객사에 대한 밀착 대응과 적기 신제품 개발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유치 노력에 따라 이뤄진 다른 다국적 기업의 사례와 달리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등 국내 업계와 밀착협력을 위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생산 인프라가 위치한 충남 천안공장 인근에 약 4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 시설 확장공사에 착수한 롬앤드하스는 내년까지 최첨단 결함 측정 장비 세트, 회로 인쇄용 설비 등을 갖추고 193㎚ PR, 유기성 반사방지용 전자재료(ARC), 실리콘 하드마스크(Si-SOH) 등의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는 한국과 3개국 인력 약 30명이 합류하게 된다.
롬앤드하스의 이 같은 행보는 공정기술과 품질이 급변하는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에 대한 밀착 대응과 신제품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며 최근 들어 반도체·LCD 분야에서 국내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있는 해외 유수업체들의 행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작업은 롬앤드하스의 전자재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백이현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백 사장은 “천안공장에 첨단 우수인력과 시설을 투입해 반도체 재료를 직접 개발함으로써 급팽창하는 수요를 만족시키고 향후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시장을 주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롬앤드하스는 연매출 80억달러의 세계 5대 화학업체로, 반도체 웨이퍼 표면 연마용 화학기계적연마(CMP) 기술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이 회사는 PR를 비롯해 LCD 편광판용 점착제, 컬러필터용 안료 분산제 등 반도체·박막디스플레이(FPD) 관련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 중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