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도권 공장 증설과 투자 활성화

 정부가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조치는 국책연구기관조차 그동안 수도권 규제를 친시장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달에 내놓았던 점을 고려할 때 환영할 만하다.

 정부가 이번에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기로 한 기업은 LG전자를 비롯해 팬택·한미약품·일동제약 등이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건은 이번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산업자원부는 그동안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도권 성장관리지역 내 4개 대기업의 공장 증설계획을 검토한 결과를 7일 열린 당정협의를 거쳐 허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내년 2월까지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이하 산집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니 기대를 해봄 직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현재 산집법상 금지되고 있는 수도권 성장관리지역 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 의약용 약제품 제조업 3개 업종의 공장 증설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경기도가 요구한 8개 업체의 증설 중 성장관리지역 내 증설을 요청한 4개사에 대해서만 허용했지만 경기도는 추가 허용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최근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특히 일자리를 창출해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려면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률을 높여야 하는데 더 빨리 증설을 허용했더라면 이런 성과를 앞당겨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도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업종이나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수도권 투자의 불가피성과 시급성, 정부의 수도권 정책 기조와의 조화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이 증설 허용을 오랫동안 요구해 왔던만큼 기업 처지에서 보면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집중, 환경오염 우려 등을 이유로 수도권 공장 증설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제조업을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투자도 부진해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이 향후 10년 안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변화는 없었다.

 그간의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정부 조치는 의미가 상당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이번 조치에 이어 하이닉스의 이천공장 증설 문제도 긍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정부도 관계부처 합동 TF를 구성, 이천공장 증설 허용 문제와 함께 여타 국내 대안지역에서 하이닉스가 필요로 하는 투자여건 조성이 가능한지를 심도있게 검토해 이르면 연내에 정부 기본방침을 정리하겠다고 한만큼 시일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해당 기업이나 국가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기업 경영에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늘려 경제활력을 되찾게 함으로써 심각한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가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경기를 회복하려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야 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또 현재 투자를 계획하는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수도권의 공장 증설 허용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수도권 규제가 자칫 국가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