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는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우리나라의 IT서비스 및 SW 산업 발전전략을 정부 정책관계자, 산업 및 학계 대표와 함께 모색하기 위해 올 하반기 들어 매월 한 차례식 총 5회에 걸친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세 번째인 이번 좌담회에서는 IT서비스 산업의 해외진출 성공전략과 SW업계와 협업모델 구축방안에 대해 점검해봤다.
◇사회(오재인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올들어 IT서비스를 포함한 소프트웨어(SW)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엔 해당 산업에 대한 경쟁력 향상은 물론 수출 가능성 증대에 대한 기대감도 포함돼 있다. 특히 IT서비스 산업의 수출은 연관 SW산업 해외진출과 직결되므로 거는 기대가 크다. SW산업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해 IT서비스 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정리해보자.
◇이지운(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최근 IT 서비스 수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이슈화되고 있다. 과거 수년전보다 국내 시장 사업자들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 국내 전체 시장 규모는 연간 15조원 규모로 추산되나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는 7000여개에 달한다. 국내 시장만으론 업계의 추가 성장은 한계가 있다. 답은 수출이다. 수출의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사회=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해외진출 사업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유나 원인은 뭔가.
◇ 김지홍(SK C&C SI사업본부장)=한국은 IT강국인 데 반해 IT서비스 분야에선 해외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는 해외시장 개척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우선 무엇을 파는 것인지를 정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파는 서비스에 대한 자료정리 작업과 패키지화할 수 있는 상품은 패키지로 담아내고, 상품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현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지의 수퍼바이저나 리더, 프로젝트관리자(PM)급 자원들의 양산도 시급하다.
◇한지원(LG CNS 미래전략사업부문장)=수출이라는 건 상품을 만들어 현지 마케팅을 통해 딜리버리하는 과정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IT서비스 업은 서비스를 딜리버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IT서비스를 단순히 수출 상품으로 볼 게 아니라 현지 비즈니스로 육성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장기간에 걸친 거점 기반의 해외사업 발굴 마케팅과 현지에서 딜리버리까지 갈 수 있는 거점을 만드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중요하다. 국내에 능력있는 PM은 많지만 현지에서 커뮤니케이션되는 PM은 부족하다. PM 외에도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시스템엔지니어, 품질관리자 등의 육성도 필요하다. 정부 관련 기관도 현지에 있는 G2G 차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해외사업을 발굴하고, 우리나라의 좋은 시스템을 알리는 홍보노력도 필요하다.
◇박만성(티맥스소프트 해외사업본부장)=국내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그룹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 보니 현지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의 정보화 지원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솔루션 업계가 기대하는 협업 목적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또 현지화는 장기적으로 그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고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데 다국적 IT서비스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사회=솔루션과 IT서비스의 결합, 현지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현지화 등이 수출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요약된다. 다음으로는 업계의 해외진출 전략과 전략 수립시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인지 짚어보자.
◇김지홍=EDS의 한국지출 사례가 좋은 예다. 문화나 언어가 다른 곳에 진출할 때 컨설턴트가 항상 앞단에 서서 전초병 역할을 하며, 그 나라의 문화, 제도상황, 요구사항, IT 수준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판단했다. 컨설턴트가 그 부분을 정리하고 그 뒤에 SI나 SM, 아웃소싱, 기타 부가서비스들이 따라 들어가 입지를 굳혔던 좋은 사례다. SK 경우엔 텔레콤이나 에너지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각국에 현지 기업을 두고 있다. 이를 거점으로 활용해 현지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비스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식을 파는 건데 이를 위해선 보유한 방법론과 툴 등 우리의 표준을 현지의 표준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준비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한지원=LG CNS는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현지법인은 현지에서 브랜드력을 어느 정도 확보했고, 현지인 채용을 통해 현지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관련 재정솔루션, 관세, 특허 등은 해외에서도 베스트 프랙티스로 평가된다. 서비스를 딜리버리하기 위해선 글로벌 표준에 맞는 기준을 만들고 그에 대해 문서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연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교통단말기, 영상솔루션 등도 서비스가 포함된 좋은 해외진출 아이템이다.
◇사회=LG CNS의 경우 필리핀 외에도 등기부 관련 시스템으로 일본까지 진출해 있고,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좋은 사례가 많다. 좋은 사례를 기반으로 해외진출하면 좋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된다. 한국 대표SW기업으로서 티맥스의 해외진출 전략과 해외진출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 어떤 게 있는지 소개해 달라.
◇ 박만성=전략중의 하나가 파트너십 관련된 것이다. 제품 단품 판매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SW 본고장에선 더욱 그렇다. 이를 위해선 파트너십을 맺어서 토털 솔루션으로 해외시장에 접근하자는 전략이다. SW 업계와 IT서비스 업계가 서로 상품이나 서비스 딜리버리 능력을 보완해가면서 신뢰도를 높여야만 성공적인 수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솔루션 회사와 SI 딜리버리 회사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공감하고 보완하는 가운데 정부나 기관이 그들을 지원한다면 수출활성화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회=국내 SW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정보통신부와 한국SW진흥원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고 향후 어떤 부분을 강조해나갈 것인지 소개해달라.
◇김재수(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소프트웨어사업단장)=전자정부 사업 예를 들면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20여개 업체 42개 과제에 대한 협력사업을 추진해왔다. EDCF 자금 차관신청이 된 과제는 4개로 8500만달러 규모고, 정부 승인이 완료된 것은 5개 과제 1억900만달러 규모다. 우리 기업이 수주한 것은 4개 과제로 7300만달러 규모다. 가시적인 성과로는 베트남의 조달관련 시스템 구축 300만달러, 몽골의 관세 부분은 400만달러 정도의 무상원조 프로젝트 원조신청서가 이미 접수된 상태다. 아마 내년 하반기엔 우리 기업이 수주해서 본계약으로 실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진흥원은 지난 8월에 전자정부 해외진출활성화 방안을 작성해 보고했고, 이 결과 정통부에 해외진출심의전담팀 만들어질 예정이다. 내년 예산도 금년 대비 3배 들어나 30억원 정도 증액돼 있다. 정부의 정책경험, 재경부나 외교부가 가지고 있는 대외원조자금, 해외공관의 정보채널, 우리기업의 서비스 솔루션이 함께 톱니바퀴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정통부를 중심으로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우리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인 EDCF 사업의 경우 장기간이 소요되는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국내 기업의 수출을 돕겠다.
◇사회=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IT서비스기업과 SW기업의 협업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 모범적인 협업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김지홍=해외진출에 성공적인 티맥스소프트 등 국내 SW기업들이나 반대로 IT서비스 기업이나 확보한 현지 수요처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양자 모두다 선택과 집중하는 부문이 있다.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현지 고객에게 부각시키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나 강점을 활용하는 시스템화다. 이는 SW 업계와 IT서비스 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IT서비스 업체간에도 권장될 부분이다. 자사가 자신있는 주력 이외의 부분들은 타 IT서비스 업체를 소개하는 상보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한지원=눈여겨 볼만한 사업은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한 분야(u시티, USN, 생체인식 등)가 협업할 수 있는 유망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 장비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관련된 SW, 그것들을 움직이기 위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SW 업계와 IT서비스 업계가 협업구조로 들어간다면 부가가치 증대,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유비쿼터스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 한국만큼 발전한 곳이 없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모델로 충분하다.
◇박만성=미국의 고객이 한국의 IT서비스 업체나 SW 업체에게 프로젝트를 내주기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엔 각 분야에서 충분히 검증된 역량을 갖춘 회사가 많다. 현지화하는 노력이 좀더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IT서비스업, SW업 서로 허심탄회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솔루션 업체 입장에선 해외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욕심낼 만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해외진출에 성공이 보장된다. 월등히 우수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협업 모델 만들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사회=IT서비스 경쟁력은 원천기술과 마케팅력 두 가지다. 원천기술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는 마케팅력 부족에 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진출 전략 및 우리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 또 정책적으로 지원할 부분은 뭔가.
◇이지운=글로벌 전략은 단기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오래갈 수 있는, 현지화를 통한 거점 구축 등이 중요하다. 기업의 브랜드화 전략도 중요하다. 잘나가는 기업은 더 대형화돼야 한다. 브랜드 있는 기업이 앞장 서고, 선단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시너지 효과낼 수 있다.
◇김재수=IT서비스 기업 중심의 전자정부 프로젝트나, 민간부문에서 앞서 언급된 SK텔레콤 NMG, 신한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등 훌륭한 모델들을 수집 중에 있다. IT서비스 기업에서 전략모델로 삼고 있는 서비스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다. 전략 분야 선발과 동시에 패키지화할 수 있는 우수 SW 선별작업도 병행 중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우선 한두 개 모델이 성공적으로 진출한다면 수출은 탄력 받을 거다. 이같은 작업에 한국IT서비스협회의 조정적인 역할도 필요하다. 함께 힘을 모아보자.
<참석자>
사회=오재인<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김지홍
한지원
박만성<티맥스소프트 해외사업본부 본부장>
김재수<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소프트웨어사업단장>
이지운<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