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생명공학 사업을 벌이는 CJ는 53살된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체다.
제당사업에서부터 사료사업, 식품사업, 생명공학사업으로 성공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며 50년간 차곡차곡 쟁여놓은 기업운영 역량이 만만치 않다. 1개월여전 CJ에 합류한 강운식 CIO(48·상무)는 정보화 전략, 지식관리 뿐 아니라 프로세스 개선까지 도맡는 CPO의 직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50년 된 프로세스에 IT 전문성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CPO는 CJ에서 처음 신설한 자리로 스피드경영을 선언한 김진수 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탄생했다. 강 상무는 “CJ는 제품과 정형화된 프로세스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데 따른 적용을 위해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스피드 경영의 방법론은 일의 프로세스를 가시화해 서로 공유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내 일의 프로세스는 잘 알고 있지만 남의 일은 잘 모르는 게 대부분인데 다른 일의 프로세스까지 미리 알고 업무를 유기적으로 처리한다면 더 효율적이라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일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정신을 심는 것이 바로 스피드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강 상무는 먼저 프로세스의 가시화부터 손을 대기 시작했다. “수치화되지 않는 것은 개선할 수 없다. 프로세스의 구조를 가시화해 개선사항을 추출해 내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25명 수준인 CPO조직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CIO&CPO가 저의 직책입니다.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CIO중 일부지만 같은 IT라도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시스템 구비가 전략은 아니죠.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게 핵심입니다.”
삼성SDS 금융사업부 출신으로 식품 사업에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한계가 되지는 않을까. 강 상무는 운전수론으로 의지를 내비쳤다.
“예전엔 운전기사는 운전만 잘하면 됐지만 지금은 지리를 잘 아는 것이 핵심역량입니다. CIO도 비즈니스를 잘 알아야죠. SDS에서 금융과 함께 제조업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았습니다. CJ사업의 특수성에 대해선 더 많이 대화하고 시각을 반영하려 노력해야죠. 그러면서 운전기사가 길목을 알아보는 선험적 노하우를 전달하겠습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사진=윤성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