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SM엔터테인먼트에 피인수 이규웅 다모임 사장

[이사람]SM엔터테인먼트에 피인수 이규웅 다모임 사장

 인수는 유튜브와 같았다. 그러나 갈 길은 다르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업체가 인수된 국내 첫 사례의 주인공인 다모임의 이규웅 사장은 이제 모기업이 된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저작권자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유튜브가 인터넷업체를 선택했다면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선택한 것”이라며 “국내 중위권의 포털에 인수당해 3∼4위권에 머무느니 새로운 시도로 동아시아의 UCC 미디어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인수자의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국내 중소 포털들과 SM으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구애를 받았던 데다 미래사업에 대한 비전이 그를 이처럼 당당하게 만들었다.

 구글의 유튜브 인수 이후 국내 UCC 업체들은 들떠있다. 기업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유튜브 신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은 주요 포털이 장악한 구조여서 중소 미디어 업체가 이기기 쉽지 않으며 투자를 받기도 힘들다”며 유튜브와 같은 모델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M&A로 다모임이 당장 바뀌는 것은 없다. 동영상 사이트 ‘아우라’와 ‘엠엔캐스트’를 그대로 운영한다.

 UCC 업체의 아킬레스건은 저작권이다. 다모임은 이번 피인수를 계기로 스스로 저작권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규웅 사장은 “더이상 지상파나 케이블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미디어플랫폼이 필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입장과 콘텐츠 저작권이 필요한 UCC 업체가 만난 것”이라며 “SM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저작권 걱정없이 무한정 활용할 수 있어 우리도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M이 원하는 것은 다모임의 미디어플랫폼 내 SM 소속 연예인들의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안정적인 채널이다. 다양한 비즈니스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동방신기의 동영상 콘텐츠에 간접광고(PPL)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류열풍을 계기로 동아시아 지역의 뉴 미디어플랫폼 전략을 펼친다는 게 SM과 다모임의 방침이다. 유튜브와는 분명히 다른 길을 선택한 다모임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