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윤리포럼] "청소년 바르게 이끌 교육 로드맵 시급"

 5살, 6살 아이도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 이제 인터넷은 우리가 몸담고 사는 핵심적인 문화 환경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인터넷 중독이나 명예훼손·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 문제의 해결이 더욱 중대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역기능 현상의 근본적 문제점을 찾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돼 온 ‘인터넷윤리 포럼 전문가 좌담회’가 지난 8일 1년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결산 모임을 가졌다.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 시대의 문화로 자리잡은 인터넷 환경의 현황과 사용자들의 윤리 실태를 짚어보고 역기능 해소를 위한 산학연 전문가들의 제언과 진단을 들었다.

△한태명 소장(한국교육학술정보원) ◇강지원(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장)=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 및 사용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와 비례해 인터넷 중독이나 사이버 명예훼손 등 각종 인터넷 역기능 사례도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애쓰고 있지만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력과 분업도 필요하다.

◇배영(숭실대학교 교수)=맞다. 특히 요새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회화되고 있는 최초의 세대이다. 사이버 공간의 문화가 어떻게 정립되느냐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은 일본의 4배에 달한다.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이 편리해져 사회자본이 늘어난 반면 수면 시간이나 가족과의 유대 등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가치가 위축되는 측면은 문제가 된다.

인터넷 공간은 사회적 갈등을 순화시킬 수도 심화시킬 수도 있고 일상의 지식과 감성이 축적되는 국가적 보물이 될 수도, 거대한 쓰레기장이 될 수도 있다.

◇김명주(서울여자대학교 교수)=그래서 인터넷 윤리에 관한 교육이 시급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윤리 의식 조사 결과에도 나왔지만 인터넷 세상을 구성하는 네티즌 스스로 인터넷 윤리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관련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

◇정진욱(성균관대학교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인터넷윤리진흥본부 본부장)=인터넷 윤리 마인드가 확산돼야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에 의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윤리 교육 로드맵을 설정하고 체계적·효율적인 교육 방안이 연구·수행돼야 한다. e러닝도 적극 활용하자.

가장 효과적인 인터넷 윤리 교육 방안은 소양 시험 실시다. 소양 시험의 성공을 위해 응시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보상 제도가 꼭 필요하다. 청소년의 경우, 봉사 시수를 인정하는 방법이나 사이버머니 지급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대학생에겐 취업시 가점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김지연(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이용자들과 함께 성장해 온 인터넷 기업은 앞으로도 사회적 동의와 신뢰 획득에 노력할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율규제를 수행해 왔다. 음악 관련 저작권 단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저작물 침해에 신속 대응하는 한편 저작권 관련 캠페인도 하고 한미FTA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위한 문제제기 작업도 하고 있다.

인터넷의 자유와 역동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기업의 책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시민사회와의 상호 이해와 신뢰가 필요하다.

◇김민선(학부모정보감시단 사무국장)=기업들의 노력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나 휴대폰 의존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다. 인터넷 매체는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권익 보호는 뒷전으로 미뤄왔다. 게임 아이템 거래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유저간 아이템 교환 시스템 삭제 등 간단한 해결 방안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악성 댓글, 사이버 명예훼손도 마찬가지다.

정부도 청소년들의 인터넷 역기능 예방을 위한 구체적·실증적 법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각 기관 사업이 많이 중복되지만 필요한 사업은 하지 않는다. 각 부서만의 이익만 내세워 실제 문제 현상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정훈(KT문화재단 이사장)=그래서 ‘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와 같은 자율적 단체의 등장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강지원 위원장과 함께 공동회장으로서 바람직한 인터넷 문화 창달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겠다. 정보통신 발달의 모태가 되는 협의회가 되도록 노력하자.

◇한태명(한국교육학술정보원 소장)=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의 출범은 인터넷 문화와 관련된 사회 구성원들의 합일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선포하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인터넷 윤리 관련 기관 간 정보 교환과 업무 협력, 인터넷 윤리 마인드 확산 및 실천을 위한 고리 역할을 해 개별 기관 및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필요성을 느낀 관련 종사자들 스스로의 참여에 의해 구성된 자발적 협의회라는 것도 의미있다.

◇박정호(선문대학교 교수)=인터넷윤리협의회에선 인터넷윤리 마인드 확산을 위해 ‘인터넷윤리 엑스포’를 연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인터넷윤리 골든벨이나 인터넷윤리 주제의 뮤지컬 공연, 사례 등을 포함한 공모전 및 시상식 등의 행사를 통해 네티즌들의 인터넷윤리의식을 고취하고 인터넷 시대 윤리 재무장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참석자>

△강지원 위원장(정보통신윤리위원회)

△이정훈 이사장(KT문화재단)

△박정호 교수(선문대학교)

△배영 교수(숭실대학교)

△김명주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정진욱 교수(성균관대학교, 인터넷윤리진흥본부장)

△김지연 실장(한국인터넷기업협회)

△김민선 사무국장(학부모정보감시단)

정리=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