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전자 주요 CEO들이 올 한해 성과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연말을 맞아 각종 대외 행사도 잦은데다 인사시즌까지 맞물리면서 분주한 표정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가까이 겨울 휴가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정기휴가를 적극 쓰도록 권장하는 분위기에서 최고 경영자인 윤 부회장이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여름에도 윤 부회장은 아랫사람이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도록 CEO들이 먼저 실천하자고 했다”면서 “이번 겨울 휴가도 이런 취지이고, 덕분에 휴가에 대한 인식도 최근에는 점차 바뀌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사장은 이번주가 가장 바쁘다. 당장 이번주 폐막을 앞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의 최고선수 시상식 참여차 오는 14일 출장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아시안게임의 공식 후원사이지만 그중에서도 디지털미디어총괄이 관장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특히 이번 출장을 통해 현재 여타 해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었던 중동 지역 사업을 보다 확대·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올해 ‘보르도 TV’라는 최대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사업총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크게 고무된 가운데, 내년에는 또 다른 전략품목을 발굴하고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AV(오디오부문)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도 최 사장이 바쁜 이유중 하나다.
삼성전자에 비해 LG전자 주요 경영진들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김쌍수 부회장 등은 연말 공식적인 대외행사를 제외하면 가급적 외부일을 자제하고 올 한해 마무리와 내년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통상 그룹 임원 인사가 12월 중순이후에 있기 때문에 이맘때는 주요 CEO들은 비교적 바깥 행동을 삼가는 편”이라며 “다만 올해 실적목표를 채우거나 내년도 경영계획을 구체화하는 시기라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가 한해 전략품목들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도 내년 1월초로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아 연말을 빠듯하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들은 연말 송년 행사에 바쁠지 몰라도 전자업계로선 실적점검과 계획수립, CES 준비까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기”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